11번째 50분 달리기 도전
설 연휴로 런데이 동장군 취임식 챌린지 3주 차 도전 기간이 2주 동안 진행되어 지난주 자체적으로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미 50분 달리기 12번의 훈련 프로그램을 다 했다는 여유로움 때문에 챌린지 4주 차 도전의 긴장감이 조금 풀어지기도 했지만, 챌린지 시작 전 도전 성공을 하고야 말겠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그래서 요즘 점심 달리기보다는 퇴근 달리기를 하는 이유도 보다 후련한 마음으로 달리기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점심 달리기는 유동적이기도 하고 직장인으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복잡한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축복을 누리지만 아무래도 점심 달리기는 불편한 마음에 하다 보니 점점 실행하기 어려워진다. 이제 점점 동장군이 불러온 추위도 물러가는 형국이라 숨 막힐 정도로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정신이 확 들정도로 차가운 겨울 공기를 마셔야 할지도 모른다. 올해 여름은 4월부터 11월까지 무더위가 지속된다는 루머를 들으니 혹독할 정도로 추웠던 겨울이 그리워지고 겨울이 더디 가기를 바라는 내 모습이 정말 간사해 보일 정도이다.
퇴근 달리기를 하고부터 확실하게 주 3회 달리기를 할 수 있고 일주일 동안 35km의 거리를 달려서 점점 러너의 자신감이 자란다. '달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서 '나는 할 수 있다'라는 확신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거친 숨소리와 가파오는 호흡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완주하는 그 순간에는 이 모든 고통의 순간이 사라지는 마법을 체험한다. 아직 러너스 하이를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소소한 감정이 축적되어 크나 큰 희열로 다가올 순간을 기다리고 기대한다.
사실 이번 주는 업무적으로 바빠서 부담감이 있다. 지난주까지 챌린지를 했더라면 진작 끝났을 건데 설 연휴 동안 2주의 기간이라 조금의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챌린지 기간에 집중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업무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일과 달리기, 모두 잡고 싶은 욕심을 표출하는 것 과하다고 볼 수만도 없다. 이제 달리기도 나의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달리기로 얻을 수 있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욕심이 아닌 일상의 자연스러움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러너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챌린지 막바지, 4주 차 두 번의 도전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 더 크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정신을 발휘한다. 두 번만 더 하면 챌린지 도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결합하여 이번 주 나를 압박하는 부담감에서 해방되도록 도와준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이 더 중요하다는 말처럼 챌린지 끝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따뜻한 점심시간에 달릴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집중하며 달리기에는 퇴근 후 시간이 더 좋아 퇴근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오후 6시 30분, 퇴근 후 남은 업무를 조금 더 마무리하고 달릴 준비를 했다. 몇 번 달린 적이 있는 공원에서 가볍게 웜업을 하며 런데이 동장군 취임식 챌린지 11번째 도전을 시작했고, 조금 쌀쌀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달렸다. 전날 다분히 의도적인 888.8라는 숫자 만들기 달리기를 해서 다리 근육이 조금 뭉치기는 했지만 초반에는 페이스를 천천히 하며 시작했고 삼박수를 조절했다. 하지만 페이스를 늦추면 케이던스가 너무 안 좋아져서 페이스와 케이던스 두 가지 수치에 대해 고민하며 나에게 적절한 달리기 방법을 찾고자 했다.
달리면서 50분 달리기만 할까라는 유혹이 들기도 했지만, 평일 10km 달리기 훈련을 하기로 계획했고 1월부터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있었기에 오늘의 달리기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멈추고 싶다는 마음을 되로 하고 계속 달렸고 전날 5km 달리기 최고 기록을 세웠던 몸이 풀리면서 달리기 편했다. 점점 어두워져 가는 공원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며 홀로 달리는 내가 대견하기도 했지만, 이제 한 번만 더 하면 챌린지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50분 달리기 도전을 완료할 수 있었다. 쿨다운을 하며 오늘의 달리기를 완주한 나를 스스로 칭찬하며 호흡을 정리했다.
공원을 천천히 걸으면서 달리기 기록을 살펴보니 페이스를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던스가 많이 떨어지지 않아 다행스럽게 느꼈다. 지난주 120대로 떨어진 케이던스 수치를 보면서 걱정했지만 오늘의 달리기 기록을 통해 이 걱정이 한 번에 사라졌다. 물론 케이던스 수치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평균 180대 수치가 나올 때까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달리면 케이던스가 낮아지는지 알았기에 케이던스를 높일 수 있는 달리기 자세를 연습하고 유지하는 훈련을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케이던스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제 진정한 퇴근을 하지만 퇴근 달리기라는 하루의 중요한 과업을 했다는 기쁨은 그 어떤 것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만약 업무가 많아 오늘의 달리기를 내일로 미뤘다면 과연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기쁨만을 위해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끝낸 후 느끼는 기쁨으로 인해 몸의 피로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축복의 물질이다. 이 물질에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마지막 한 번 남은 도전을 잘 마무리할 것이다. 챌린지 도전 성공의 문턱에서 챌린지 도전에 성공한 나를 상상하며 겨울을 이겨낸 러너로 한 뼘 더 성장한 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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