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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진정 나에게 좋은 것은 무엇일까

by 조아

얼마 전 대구 방문 시 경상도에 단 하나만 있는 <브룩스> 브랜드를 취급하는 파라마움트를 방문할 수 있었다. 대구를 갈 때마다 대동면옥과 함께 늘 마음속 방문 리스트로 품고 있는 곳인데 우연히 외삼촌 매장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예정에 없는 방문 했다. 러닝화는 아무리 보기 좋아도 신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라, 반드시 착화를 하고 몇 걸음 걸어보거나 가볍게 달려보곤 한다.


몇 개의 모델 라인을 구경하면서 신어봤는데 발이 편하고 디자인도 좋아 보여 가격을 물어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금액이었다. 보통 러닝화의 가격대가 15~20만 원 정도임을 감안했을 때 30만 원이 넘는 금액이면 정말 고가의 상품이다. 아직 이런 러닝화를 신을 수준이 안 되기에 구경만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 번쯤은 신어보고 싶은 러닝화이다.



사실 러닝화도 소모품이기에 계속 새로운 기술과 재료가 접목된 상품이 출시되어서 지금 신상품도 1년 안에는 또 다른 신상품에 밀릴 수밖에 없다. 한 브랜드 안에서뿐만 아니라 경쟁 브랜드 동일한 스펙의 모델까지 감안한다면 신상품이라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늘 아식스의 메가 블라스트 출시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눈여겨보지도 않았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



이런 러닝화는 고가이기도 하지만 금세 품절이 되는 인기 제품이다. 운이 좋으면 모를까 나에게 쉽게 허락될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처음부터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혹여 마음을 준다면 상처만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러닝화를 선택하는 전략은 인기가 있는 제품이나 고가의 제품이 아니다.


홋카이도 여행을 하면서 꼭 방문하는 <Super sports Xebio>를 갈 때도 나의 러닝화 구매 전략은 똑같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사이즈가 거의 없고 고가의 제품은 지갑 사정을 걱정해야 하기에 내가 눈여겨보는 상품은 출시된 지 2년 이상 된 제품 중 러너들의 호평을 받은 러닝화이다. 여기에 할인까지 한다면 지체 없이 구매한다.



물론 출시된 지 일정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 러닝화 트렌드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러닝화는 일단 100km 이상의 거리를 달려봐야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유명 러닝 용품 대표님이자 러너이신 분의 러닝화 리뷰를 보면 보통 200km 이상 달려보신 후 개인적인 느낌을 전해주셔서 공감할 수 있다.



일단 신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고, 신고 달려보기 전에는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이 러닝화의 매력이다. 단순히 제조사의 평가나 가격만 보고 러닝화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고가의 러닝화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는 고정관념에 빠져서는 안 되는 이유는 러닝 열풍으로 초보자도 카본 러닝화 구매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우려하는 부분이 이런 것이다.



"비싼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말에 동의하지만 "좋은 것은 비싼 것이다"라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누구에게 좋은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며 정말 좋은 것이라면 나에게 좋은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비싼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비싸다고 해서 나에게 좋은 것은 아니기에 진정 나에게 좋은 것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지 않은 제품이 나에게 좋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즐겨 사용한 제품이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일 수도 있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나 유행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자랑과 과시의 수단이 아닌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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