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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15. 2023

블랙 라이크 미

세상을 바꾼 위대한 행동

 아직까지 나의 생활권이 한국이기 때문에 딱히 인종차별은 받은 적은 없지만, 해외여행을 하는 중 간혹 이방인이기에 받을 수밖에 없는 관행적인 차별은 몇 번 경험했다. 그래서 일본을 여행할 때면 어설픈 일본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일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영어만 사용한다. 영어에 대한 무언의 두려움이 있는 일본인에게 영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모르겠지만 영어를 쓰면 관행적인 차별을 피할 수 있다.


 어떤 차별이라도 받게 되면 기분 나쁘고 감정이 상하는 법인데 과거 문명국이라고 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삼아 하나의 소유물로 여기던 시절에는 차별이 아닌 당연함으로 인식되었다. 아프리카 최남단에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오랜 기단 인종차별을 국가적 정책으로 사용했던 나라인데, 넬슨 만델라라는 운동가의 노력으로 흑인도 백인처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오랜 기간 인간을 지배한 인식이 한순간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바뀔 수는 없기에 아직도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한다.


 백인 우월주의가 지배했던 세상에서 백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굳이 흑인이 되며 가며, 흑인의 눈으로 본 백인들의 모습과 흑인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차별에 대해 직접 경험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백인을 제외한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이 아직까지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인종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하는 것처럼 아직 미국 내에서는 유색인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으며, 반대로 그 차별에 대한 보복행위도 일어난다. 이런 피의 보복은 갈등을 해결할 수 없으며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모든 행동은 모두에게 존중받을 수 없다.


 세상을 뒤집을 변화는 용감한 행동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흑인에 대한 가장 차가운 시선이 있던 미국 남부 지역을 30일 동안 여행하면서 백인에서 흑인이 된 그의 시선은 백인일 때 느끼지 못했던, 백인이 전혀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다 큰 흑인 남자를 ‘보이’라고 부르는 백인 여성의 얼굴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의 표정은 찾아볼 수 없으며, 그녀의 행동에도 예의와 존경의 모습은 결코 없었다. 흑인을 노예로 부리며 지내온 시간 동안 백인은 이런 관계가 당연한 것으로, 백인이 흑인보다 똑똑하며 월등하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진실은 흑인이 백인보다 교육의 기회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글자를 몰랐고, 예술을 누릴 행위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미국의 백인 조상들도 종교의 자유를 찾아 차별과 핍박을 피해, 낯선 땅 아메리카로 이주해 온 청교도의 후예임을 잊으면 안 된다. 그들이 차별을 싫어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차별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사례뿐만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도 미래를 위해 고국을 떠나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선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더욱이 다문화가정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요즘,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은 그저 다른 것이다. 다름은 다양성에서 비롯된 것이며 다름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은 지구의 정체성이며 동시에 나의 유일성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도구이다. 다름을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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