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중심
어제 온 집안에 퍼져버린 독감 증세로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렸다. 진통제도 먹어 보았지만 한두 시간만 통증을 못 느낄 뿐, 그 이후에 찾아온 두통은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며칠 전부터 아이가 두통이 있다는 말을 계속했는데 이런 통증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하니 참 안쓰럽다. 나는 다행히 열이 없었지만 열까지 끓어올라 힘들어했던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 부모라면 느낄 수 있는 ‘그냥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지금은 열도 내리고 두통이 사라져 새벽부터 덥다고 투정하는 것을 보니 이제 거의 낳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이의 독감은 아내에게 옮겨져 아내가 주말 동안 몸져누워 있었다.
글루틴은 이제 내 삶에서 당연한 것이 되었고, 글 쓰는 이유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을 계속하면서 인생을 연결해 주는 도구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글쓰기를 위해 인풋(input) 목적으로 책 읽기를 하지만 나에게 있어 책 읽기는 배움의 기본이자, 글쓰기와 한 몸인 다른 모습의 글쓰기이다. 지난 금요일, 그림책방 dear에서 진행된 “나의 인생 단어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계속 생각하면서 끊임없이 떠오르는 단어는 ’ 연결‘이다. 연결이란 단어는 며칠째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데 신기하게 시청하는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연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읽고 있는 <마음 가면>이란 책에서도 ’ 연결‘이라는 내용이 나오며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말처럼 내 주위 일어나는 일 속에는 ‘연결’이란 단어가 자리 잡고 있다.
글루틴을 처음 시작할 때는 함께하는 작가님도 처음 만나는 사이라 쭈뼛쭈뼛하며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함께 글을 써온 시간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가졌기에 끈끈해졌음을 느끼는 이유는 이것이 글쓰기가 서로의 관계를 연결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글쓰기는 몇 십 년째 꿈만 꿔온 책 출간이라는 오랜 욕망을 현실로 연결해 주었고, 올해 나의 도전인 365권 책 읽기와 에세이 쓰기를 하면서 양진전환의 법칙을 실현하는 것도 한 땀 한 땀 씩 연결해 주고 있다.
앞으로 글쓰기를 통해 어떤 것이 연결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까지 연결해 주는 마법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도 있다. 무엇을 기대하고 글쓰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는 항상 내게 무엇인가를 선물한다. 때론 치유의 시간을, 때로는 배움과 각성의 시간을 선물하면서 항상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만든다. ‘죽을 때까지 현역’이라는 말대신 ‘죽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글쓰기가 내 곁을 떠나지 않도록 옆에 꽁꽁 붙잡아 두고, 나는 글쓰기와 한 몸이 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나와 글쓰기의 연결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