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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07. 2023

퇴사 말고 강사

나만의 경험과 지식 만들기

과거 교육팀에서 근무할 때 직급을 사용하지 않고 ‘강사’라는 호칭으로 불리었다. 신입사원 교육이나 새로운 시스템이 나오면 간부 교육을 할 때도 강사님이라 불리니 참 좋았었다. 내가 알고 있고 현장 근무 시 경험했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었고, 새로운 트렌드도 공부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정확히 알려 주고 싶어 스스로 책도 읽고 강의도 들었다. 아직도 나의 신입사원 강의를 기억해 주는 고마운 후배들도 있어 옛날 추억에 감기고는 한다.


 한 번은 2박 3일 과정의 외부 교육을 갔었는데 강사님께서 나를 보고 구면이라고 하시며 자신을 본 적 없냐고 물어보셨다. 솔직히 난 그분을 처음 봤는데 계속 물어보시니 당황스럽기도 했다. 다음 날 호구조사를 하시는데 알고 보니 아버지와 같이 근무하셨던 분이셨다. 외모와 목소리가 아버지와 비슷하기에 생긴 해프닝이었다.  그러시며 “이 집안은 모두 교육이네”라고  하시는데 내가 교육이란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받아들이게 되었다.


  가족들이 교육공무원을 하신 분은 없지만 우리 집은 교육 집안이다. 아버지도 기업의 연수원장이셨고, 누나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기업교육 강사로 활동했었다. 그런 두 분을 보며 한때 동경하기도 했지만, 두 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서 ‘교육’ 근처에는 일부러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영업부서에서 교육팀으로 발령이 났고 5년 이상 교육팀에서 근무를 하면서 나도 두 분과 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끼게 될 즘 다른 부서로 발령을 신청했고 이제 교육팀에서 근무를 안 한 지 7년 정도 되는 것 같다.


 교육팀에 근무하지도 않고, 강사라는 호칭으로 불리지도 않지만 나는 교육이란 영역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교육팀 생활을 정리하면서 교육 관련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시 대학교 편입을 하면서 샐러던트 삶을 살면서 퇴근 이후, 주말을 이용해 재미있는 이중생활을 하였다. 과제를 하고 퀴즈, 시험을 치며 논문 작성까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가운데 분명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그 배움 안에서 나는 성장했다. 아내는 학위 컬렉터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전공을 했다는 것이 제일 만족스럽고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가장 좋다.


 다시 ‘강사’라는 호칭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는 만사 제처 두고 책 읽기와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으나 나는 ‘평생 교육’을 내 삶 속에서 실천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 배우며 가정에서 선생님으로,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 아이의 눈높이에서 경험을 전달하는 ‘강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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