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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17. 2023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욕망이 모인 곳에 있는 불편함을 발견하는 능력

인류사 최초의 욕망이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면 아마 맛있게 보이는 나무 높이 달린 열매를 따고 싶다는 것이나 살이 토실토실 오른 날쌘 토끼를 잡아 배부르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원초적인 욕망이었을 것이다. 농업혁명을 통해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이 해결된 이후에는 마치 하늘에 있는 햇빛이 땅에 내려온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하는 청동거울, 청동검과 같은 금속 장신구에서 황금 왕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권력과 신분을 나타내어주는 욕망이 나타났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더 많이, 먼저 소유하려고는 인간의 욕망은 식민지 건설과 제국주의 야욕으로 이질화되어 노예제도와 인종차별, 학살과 전쟁으로 인간과 지구를 힘들게 하였다. 욕망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상대적인 잣대로 비교하기 시작하면 인간의 욕심을 자극하면서  원초적인 욕망이 살아나게 하여 비뚤어진 욕망으로 변질시켰다.  이 삐뚤어진 욕망은 앞다투어 식민지를 경쟁적으로 건설하고, 그 땅의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플랜트 농업으로 자국의 이익을 취하며 상대적으로 식민지의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크고 작은 전쟁으로 수많은 희생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런 인간의 욕망은 인류사를 발전시키는 촉매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높은 나무에 달린 맛있게 보이는 열매를 따기 위해 목마를 타는 것에서 더 쉽고 편하게 하고 싶은 욕망으로 사다리를 만들었고, 날쌘 토끼를 잡기 위한 욕망이 더 빠른 화살이나 덧을 만들게 하였다. 이런 욕망의 변천 과정에서 인간은 더 쉽고 빠르며 편한 방법을 찾아내었고 그 방법을 사용하면서 이전의 시대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만약 인간이 원시적인 방법만을 고수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사회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욕망은 소유의 측면을 제외하면 발전을 하게 만드는 자극제로 작용하며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였다. 불편함 속에서 편리함으로 가려고 하는 욕망 속에서 인간은 무엇인가를 보았고 그 발견이 발전을 만들었다. 그래서 인간의 욕망이 모이는 곳에 있는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꾸려는 모든 시도를 유심히 관찰하고 그 속에서 욕망이 집중되는 것을 발견해야만 한다. 이런 욕망의 집중적인 흐름이 곧 트렌드이자, 빅데이터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현재보다 편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수렵과 채집을 하던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인간의 모든 생활 속에 녹아 있다. 졸음운전과 접촉사고의 위험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완전 자율주행으로 변모될 것이며, 이 자율주행은 교통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는 비극을 막아줄 영웅이 될 것이다. 이제 불편함을 단순히 하기 싫은 일로만 치부하지 말고,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꿀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작은 고민이 바로 굳게 닫힌 미래로 가는 문을 활짝 열어줄 열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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