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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조아 Jul 27. 2023

프로야구를 경영하다

팬, 그들의 존재 이유

자칭 야구 마니아인 나는 ‘야신(야구의 신)’이라고 불렸던 김성근 감독님이 이끄시는 최강 야구 몬스터스를 즐겨 본다. 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이 이끌던 시즌 1 때보다 더 흥미진진한 대결을 펼치며 한때 KBO를 넘어 WBC에서도 이름을 알렸던 레전드가 은퇴한 후에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 이 뭉클해진다. 은퇴하고 동네 아저씨가 되어 버린 그들이 라커룸에 있을 때의 친근한 모습을 보다가 마운드에 섰을 때, 타석에 들어섰을 때 그들의 눈빛과 자세가 180도 돌변하는 것을 보면 야구에 대한 그들의 진지한 태도를 볼 수 있다.

김성근 감독님은 ‘일구일혼’의 자세를 강조하며 기본기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다. 지금은 해체되어 버린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이끄실 때도 프로의 세계에서 퇴출당한 선수들에게 야구에 대한 열정, 기본기, 끈기와 인성을 가르치시며 다시 도전하게 만들어 수많은 제자들을 프로야구에 재입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80세가 넘는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선수들의 수비 연습 토스를 해주시는 것을 보면 감독님의 ‘지옥의 펑고’는 오직 반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체득을 알게 해주는 유명한 일화를 다시금 생각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사에서 한 획을 그은 선수이지만 지금은 은퇴했기에 그들을 프로야구선수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님은 ‘돈 받으면 프로’라고 하시며 선수들에게 프로의 정신을 강조하신다. 왜 더 이상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그들에게 프로의 정신을 강조하실까 생각해 보니 그들에게 지급되는 출연료 때문은 아닐 것 같다. 바로 그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석에 앉아 지켜보는 ‘팬’들에게 프로야구 선수의 플레이를 보여 주기 위해 프로의 정신을 가질 것을 강조하신다고 생각한다.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돈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서 프로는 돈으로 증명하고 증명받는 세계이다. 팀마다 고가 산정 기준이 다르겠지만, 투수의 경우 많은 승리를 한 선수에게 타자는 많은 안타와 타점, 홈런을 기록한 선수에게 고객의 연봉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 물론 희생번트나 희생플라이 등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에게도 소정의 인상이 주어지겠지만 프로야구에서는 고액 연봉자는 해당 포지션에서 넘사벽의 성적을 거둔 소수의 선수의 몫이다. 고액의 FA 계약을 하고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성적을 보여주는 먹튀 논란의 선수도 있었지만 프로는 돈이 증명하는 세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프로야구의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살펴보면 대부분 ‘팬’으로부터 나옴을 쉽게 알 수 있다. 구단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입장권만 보더라고 야구장을 찾아오는 관중이 없다면 절대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에 무관중 경기를 펼치던 때는 모든 구단이 적자를 면하기 못했다. 입장료 이외에도 경기 중계 수수료, 유니폼과 굿즈 판매 등의 수익 다변화를 하고 있지만 관중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다. 그래서 프로야구 선수라면 특히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라면 ‘팬’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야 하고, 팬이 있어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과거 개인적인 일탈로 인해 팬의 기대를 저버리고 프로야구의 세계를 떠난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들이 조금만 팬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팬 앞에 자신의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 관리를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만들어졌을지 생각해 본다. 물론 성인인 그들이 한 선택이었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들의 모든 플레이가 팬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푸른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열광하고 눈물 흘리는 팬을 항상 최우선으로 두어야 하는 ‘Fan fisrt’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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