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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루틴

글쓰기 회고(feat.글루틴8기)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by 조아

8개월 간의 글쓰기 루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매월 수료증을 받음으로 보상을 받고 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한 것이지만 나에게는 한 달 동안의 노력한 결과이자 100% 인증을 위해 애쓴 나에게 주는 상장이다. 40이 넘는 나이에 상장이 무슨 소용 있겠냐만은 나에게는 학교에서도 받아볼 수 없는 소중한 상장이다. 솔직히 올해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이 아닌 글쓰기를 통해 기쁨을 누리기에 자발적으로 쓴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다.


글루틴 1기부터 8기 동안 함께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의 응원과 격려로 인해 써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매일 글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지만 매일 쓰다 보니 부담감은 점점 줄어들었고, 일상이 되고 있다. 나는 잘 활용하지 않지만 매일 글감은 글감 달력을 통해 지급되고 있어서 무엇을 써야 하는 당혹스러움은 전혀 없다. 특히 요즘은 글감을 참여하는 작가님들과 직접 정하고 있어서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에 더욱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글쓰기라는 아웃풋(Output)을 위해 책 읽기라는 인풋(Input)을 나에게 주입하고 있다. 책만 읽던 과거와는 달리 책을 읽으며 나에게 주어진 질문에 대한 대답과 작가님과의 상상 속 대화는 늘 즐겁다. 내 무지의 영역이 앎으로 채워지며, 사고의 지경이 확대되는 축복 속에서 나는 거대한 생각의 땅을 가진 대지주가 되고 있다. 단순히 책만 읽는다면 땅만 가진 대지주로 남겠지만, 나는 그 땅 위에 글쓰기라는 씨앗을 뿌렸다. 척박한 땅이 되지 않도록 매일 책 읽기를 통해 양분을 주고, 뿌린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매일 글쓰기를 하며 가꾸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 생각의 땅과 창고는 책 속의 지식과 지혜로 채워지는 중이다. 올해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로만 그치지 않도록 3년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거대한 창고를 만들고 있다.


아무리 피곤해도, 아무리 바쁘고 해야 하는 일이 많아도 나는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 할 시간을 마련한다. 이것을 하기 위해 스케줄을 정한다고 할 정도로 내 모든 일상의 핵심이자 최우선 순위가 되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해서 내 인생에 획기적인 변화는 아직까지 없지만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천천히 내 삶 속에 물들어가는 책 읽기와 글쓰기의 영향력으로 나는 매일 한 뼘씩 성장하고 성숙하며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완수하지는 못 했지만 3년 1,000권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려는 내가 어리석고 욕심이 가득해 보일 수 있지만 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갈 뿐이다. 왜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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