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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ug 04. 2023

고대, 한반도로 온 사람들

한민족의 융합 DNA

‘반만년 역사를 가진 세계 유일의 단일민족’이란 말을 들으며 자라온 나와 같이 대한민국 사람처럼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중고등학생 때 한국사를 배우면서 차마 선생님께 질문하지 못하고 혼자 속으로만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의문은 바로 ’정말 우리가 단일민족일까 ‘였다. 엉뚱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의문이 가장 강하게 들었던 이유는 우리의 역사를 논한 때 빠지지 않는 ’외침‘ 때문이었다. 문헌에 기록된 것보다 더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은 무방비 상태로 그들에게 침략받았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고 저항했다.


 하지만 이런 저항 때문에 민초들의 삶은 황폐화되었을 것이다. 노략당하고 여자와 아이들은 포로로 끌려가면서 외세의 노예가 되거나 노리개가 되어 원하지 않은 임신을 했을 것이다. 운 좋게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출산한 아이를 다시 한민족 사회에서 키우면서 정말 우리 민족의 단일성은 유지될 수 있었을까? 고려는 외침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거란, 여진, 몽골, 왜구의 수많은 침략에 시달렸었고 특히 원제국 시기에 끌려간 공녀의 숫자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유추해 보면 한민족과 몽골족이 아무리 유전적으로 유사성을 보인다 할지라도 고려의 후손인 현대 한국인들은 몽골의 피를 물려받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민족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하나의 민족을 뜻하는 것으로 잘못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삼한인 마한, 진한, 변한의 한족이기 때문에 한민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삼한 중 신라의 토대가 되었던 진한도 중원의 진나라에서 왔다는 주장도 있기에 한반도의 진정한 토착 세력은 마한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의 기원인 고조선도 원래는 조선이지만 중세에 건국된 조선왕조와 구별하기 위해 고(古)조선이라 부르는 것이다. 잊힌 우리의 상고사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우리의 기원과 뿌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을 수 있고, 이것을 기반으로 명확한 역사관과 역사의식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부산의 가덕도 장항 유적지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의 무덤에서 한국인의 유전자에서 발견되지 않는 H 유전자가 발견되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선사시대부터 한반도에는 한민족만으로 집단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단군조선에서 시작된 우리의 역사 속에서 외부의 개입으로 기자동래설과 임나일본부설이 제기되어 우리의 고유한 역사적 전통성을 희석시키고 있다. 위만조선을 이끈 위만도 중국계이지만 조선에 정착하여 귀화한 사람으로 고대부터 우리는 개방성을 유지하며 우리 민족의 고유성을 지켜왔다. 이러한 개방성의 틈을 타서 중국과 일본의 영향 아래 있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역사적 사료를 통해 반박할 수 있는 식견을 가져야만 한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와 뿌리를 모르고 민족의 전통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에 설득력이 없다. 단일민족이라는 의미는 유전적의 범주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의 세력뿐만 아니라 서역과 중동의 민족까지도 흡수했던 우리만의 융합하는 힘이 다름을 같음으로 변모시켜 진정한 단일민족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음만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배척을 버리고 다름까지도 흡수하여 새롭게 우리만의 것으로 재창조하는 능력이 한민족의 DNA 속에 숨어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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