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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01. 2023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뇌과학부터

알아차림의 지혜

인간의 뇌는 영장류의 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인간과 유전자가 98% 이상 동일한 침팬지의 뇌와 비교해 보면 인간의 뇌는 부피가 3배 이상 크며 2% 유전적 차이를 보이는 것은 뇌의 신경세포 발달의 차이를 보인다. 특히 사고의 영역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경우는 파충류의 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신비로운 영역이다.


 인간의 장기 중 소중하지 않은 장기는 없겠지만 명령을 내리고 중추신경계를 관장하는 뇌보다 중요한 장기는 없을 것이며 동시에 이렇게 중요한 장기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는 장기 역시 뇌라고 생각한다. 쓰면 쓸수록 발달하는 장기임에도 불구하고 나이와 상황 등의 핑계를 대며 더 이상 뇌를 발달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 칼 래슬리에 의해 밝혀진 <신경가소성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고 그 반응에 따른 구조적, 기능적 변형을 불러일으킨다. 즉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며 뇌가 자극되고 그에 따른 부위가 활성화된다. 따라서 뇌는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고 이러한 반응이 지속될수록 더욱 발달하는 것이다.


 ‘머리가 좋다’라는 말을 학습 영역에만 국한 지어 말하는 것으로 졸업 이후 뇌의 발달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평생 교육 시대에서 학업은 졸업 이후에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단순히 학습 영역을 떠나 생활 속 모든 영역에서 뇌 발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비법은 ‘읽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문해력 저하의 시대를 걱정하면서도  이런 문해력 저하에 따른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쓰고 읽는 행위를 통해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을 역행하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동굴 속 그림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이 보는 것으로 현실이 되었고 이런 현실의 기쁨을 누림으로 지속적은 쓰고 그리는 행위가 계속되었다.


 다른 동물에 비해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연약한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그림에 투영시켜 그리고 보는 행위를 통해 뇌를 자극하였고 이런 자극은 인간의 근육과 장기에 명령을 내려 이것을 현실화시켜 주었다. 특히 감정의 뇌로 알려진 변연계 속, 편도체를 강화함으로 공포를 이겨내는 마법을 불러왔다.


 공포와 공격성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편도체는 측두엽 전방 피질 속에 있는 아몬드(almond)처럼 생긴 작은 기관이다. 특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편도체가 자극되면 스트레스 현상을 일으키는데 뇌의 자기 조절 능력을 통해서 편도체의 활성화로 인한 부정적인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제어의 핵심에는 ‘알아차림’이 있다. 인간의 뇌 속에 존재하는 뉴런과 신경전달 물질인 시냅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속에서 기본 모드가 항상 발동해 있다. 하지만 알아차림 훈련을 지속하게 된다면 직접 경험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 감각을 통해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을 하게 되어 경험에 의한 앎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감각에 의한 직접 경험 네트워크는 경험에 온전히 집중할 때 활성화되기에 새로운 자극과 변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감각적인 경험과 생각을 동시에 할 수 없기에 생각을 하는 기본 모드 네트워크가 잠잠해지면서 생각이 잠잠해질 수 있다. 그래서 변화의 시작은 변화하려고 다짐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 변화를 시도하는 행동에 있는 것이다.


 직접 경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알아차림은 있는 그대로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런 평가와 해석도 하지 말고 감각에 의식을 집중하다 보면 자기 조절 능력도 활성화되고 선택의 자유를 줄 것이다. 행동을 통제함으로 얻게 되는 결과 속에서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감정과 동시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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