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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09. 2023

세상 끝의 카페

내 인생의 존재 목적

 최근 아이가 별 뜻 없이 불렀던 노래가 원인이 되어 아이를 크게 혼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생일 축하 노래를 개사한 것인데 가만히 들어보면 상대를 무시하는 것으로 들렸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공부도 못 하는 게 왜 태어났니’


 2절도 있다는데 2절 가사는 더 가관이다. 공부도 못 하는 게 대신에 ‘얼굴도 못 생긴 게’라는 가사로 외모지상주의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학창 시절에 몇 번 들었던 떠올랐고 친구들 사이에 웃자고 하는 노래가 더 이상 웃자고 하는 노래가 아닌 것이 되었다.


 아이가 어디서 이 노래를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나 학원, 유튜브에서 듣고 따라 불렀을 것으로 추측해서 이 노래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있기에 생각의 방에서 그 노래의 뜻과 왜 부르면 안 되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사실 나도 그렇고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해서 태어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작고 벌거벗은 몸으로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단 1분 1초도 살아갈 수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이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도 부모님께 의지해서 사는 캥거루족도 있지만 인간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때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 물론 독립 후에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으니, 죽을 때까지 부모님의 눈에는 자녀가 어린아이로 보이는 것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에 대해 내 의지가 하나도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태어난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단 한순간도 헛으로 살 수 없었다. 더욱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 인생의 존재 목적뿐만 아니라 나의 아이가 알아야 할 아이 인생의 존재 목적까지도 알도록 도와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직 나의 사명을 모두 다 알지는 못하지만, 과거 사랑부 봉사를 통해 나의 강함은 나를 위함이 아니라 약한 자를 돕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진정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노력을 계속했어야 하는데 나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시선이 팔렸던 시기라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남이 아닌 나에게 집중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었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우연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특히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대한 인과관계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령 내가 의도하지 않았더라 하더라도,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 일을 통해 나에게 전달되는 작은 울림을 알기 위해 싫음을 버리고 받아들임으로 응수하고 있다. 싫어하는 것을 하는 걸 정말 싫어하는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싫어하는 것도 배워야 하는 것이라면 싫은 내색하지 않고 해야 한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다행히도 글쓰기를 하면서부터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을 통해 가끔 나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나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매일 나에게 질문을 하고 그 답에 대한 고민을 통해 나에게 맞는 답을 찾아가고 있다. 누구를 위한 인생이 아닌 나를 위한 인생이기에, 누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나만이 살 수 있는 인생이기에,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0년 이상의 시간을 살아보니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항상 정답을 찾으려고 했던 과거의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이제라도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려고 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나에게 남은 인생이란 시간이 얼마나 허락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새벽을 눈을 뜨고 잠들기 위해 눈을 감을 때까지 나는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


 무엇을 하는 것보다는 어떤 것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기에 나는 무엇이 되기보다는 어떤 가치를 만드는 것에 내 인생의 존재 목적을 가지고 싶다. 어머니의 뱃속을 나와 작고 연약한 존재에서 외형은 튼튼하고 강한 존재처럼 보이겠지만, 아직 내면의 힘은 작고 연약하다.


 보이는 것 너머의 것을 보며, 들리지 않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일상 속의 평범함에서 특별함을 볼 수 있는 시선을 통해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가치를 더욱더 특별하게 하고 싶다. 그래서 나라는 인생을 No.1이 아닌  Only.1으로 만들어서 내 인생을 나만의 특별함으로 가득 채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나의 존재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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