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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9. 2023

사유의 충돌과 융합

한민족의 사상과 생각의 뿌리

동아시아 끝 한반도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힘을 겨루는 상황 속에서 균형을 이루는 상황에서는 태평성대를 누렸지만 한쪽으로 힘의 축이 기울어지면 나라의 존망을 위협받기도 했다.


 그때마다 우리 선조들은 저항하거나 싸워서 극복하거나 힘이 약해 굴복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대륙의 문물이나 해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도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부터 대륙의 영향을 받아온 우리의 역사는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왔다. 조선왕조는 사대의 명분을 다했던 소중화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나당연합군을 통해 통일을 해서 통일의 정통성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는 신라도 통일 이후 한반도 내에서 당나라의 영향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볼 때 자주적인 성향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고대 삼국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통해 전래된 불교, 도교, 유교는 사상과 정치, 종교, 생활 등 많은 분야에서 영향을 주었고 특히 유교는 통치사상으로 자리 잡아 조선은 ‘유교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했다.


 조선이 유학을 신봉하며 ‘승유억불’의 정책만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 무속신앙을 주관하는 소격서를 운영하기도 했고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왕후를 위해 불교의 힘을 빌리기도 했던 왕도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억압받아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불교는 삼국시대에 전래되어 왕권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우리만의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었고, 고려시대에는 세계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호국불교’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도교도 오랜 시간 동안 신선, 용신신앙 등이 민중의 생활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아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래되었으며 바닷가 마을에는 용왕제, 부락마다 당산나무 등이 현재까지도 그 흔적으로 남아 있다.


 또한 고구려 벽화와 백제미의 정수를 보여주는 ‘백제금동대향로’ 속에는 사신신앙, 용신신앙, 연꽃무늬에서 나타나는 불교신앙, 학을 타고 날아다니는 신선에서는 도교신앙을 볼 수 있어서 오랜 시간 서로 영향을 주고 융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우리에 맞게 융합하는 능력이 우리 한민족의 특징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능력을 활용해서 우리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고, 현재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K-Culture의 원조가 되었다.


 그리고 단순한 융합이 아닌 통치이념으로는 유교를 공식신앙으로는 불교, 오랜 기간 우리의 삶 속에 뿌리내린 도교와 토속신앙까지도 융합하여 하나의 구심점을 만들어 하나가 되게 하는 노력을 해왔다. 특히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 노력은 국난극복의 중심이 되어 우리를 지켜왔다.


 동아시아의 불교, 유교, 도교는 우리의 정신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도 깊이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 속에 살아 있고 여기에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과 그것을 합칠 수 있는 용광로와 같은 융합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상과 정리의 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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