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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8. 2023

경영은 모닥불처럼

의식주동유학

 코로나19가 기존 사회의 질서과 기준을 붕괴하고 있을 때, 탁 트인 자연 속에서 홀로 즐기는 캠핑이 답답한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유일한 해소법이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캠핑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주말이 되면 산으로 들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지인 중에서도 주말에 아이들과 캠핑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카니발을 구입한 사람도 있고, 일일이 폴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에어 텐트를 구매해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특히 캠핑에서는 장비발이 중요하기 때문에 캠퍼들 사이에서도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는 엄청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군 복무 중 거의 대부분을 훈련을 했기에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것은 익숙하지만 딱히 선호하지는 않는다. 내 주변 나랑 캠핑에 대한 취향이 비슷한 친애하는 후배님은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왜 돈 주고 밖에서 자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캠핑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캠핑을 하게 되면 그 누구보다 캠핑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배낭 하나만 매고 산에 올라 셸터를 만들어 자연 속에서 그 공안의 진짜 주인들과 함께 동거하는 순간을 즐기기도 하기에 장비가 있어야 하는 캠핑을 선호하지 않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모든 것은 자연으로부터 나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캠핑을 하는 순간에서도 최대한 자연의 것을 잠시 사용하고 돌려주는 방식을 선호할 뿐이다.


 등이 바닥에 닿는 순간 잠들어 버리는 축복을 받았기에 자연 속에서 잠자리가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지만 아내가 잠자리에 민감해서 텐트에서 자거나 차박을 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 그래서 캠핑카를 구매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지만 주말 나들이 취향도 다르기에 이마저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아내의 취향은 소유보다는 있는 그대로 자연의 것을 선호하기에 굳이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때 등산 붐이 일어났을 때 전국의 명산에는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 광경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고, 외국의 저명한 산악인은 이런 등산 마니아의 아이템을 보고 동네 뒷산에 오르는데 고가의 등산복과 장비를 사용할 필요까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때의 등산복은 철저하게 ‘등산’이란 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성 의류였다.


 하지만 요즘 등산복이나 캠핑 의류를 보면 철저한 기능성에 부합하는 것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시대가 변하기도 했지만 등산이나 캠핑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일상 속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에 불편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아름다워 보이게 만들어주는 패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콘셉트의 의류가 많이 출시되었다.


 말 그대로 사용자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캠핑만을 하기 위한 장비는 이제 더 이상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집 밖에서도, 캠핑장에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캠퍼인 사람들에게 궁극적으로 선택을 받고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의류뿐만 아니라 접이식 의자, 테이블 등 다양한 장비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캠핑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불멍’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 불을 피워 놓으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불 주위에 모이게 되어 있다. 불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늘 높이 올라가는 불꽃을 바라보며, 불꽃보다 더 뜨거운 자신의 열정이 하늘에 닿기를 간절히 소원할지도 모른다.


 불 주위로 둘러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모닥불의 전경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살아오는 방식이자 구성원들 사이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방법이며 동시에 일하고 배우고 노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캠프파이어가 캠핑의 백미이자 캠퍼들이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불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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