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

완벽한 여행 준비는 없다.

by 조아

나는 극단적인 집돌이로 결혼 전까지 여행에 대한 나의 생각은 “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익숙한 공간을 떠나는 순간부터 익숙하지 않은 것들과의 전쟁으로 고생길이 시작된다고 여겼기에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연애할 때는 몰랐지만 아내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이런 아내의 어머니인 장모님은 여행을 위해 태어나신 분이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모든 것을 여행을 위해서 사셨기에 결혼 후 나도 자연스럽게 여행을 다닐 수밖에 없었다.


결혼 후 우리의 첫 여행은 신혼여행으로 다시는 갈 수 없는 곳을 찾았고, 비행시간이 직항으로 12시간 소요되는 뉴질랜드였다. 아내가 호주를 몇 번 다녀왔기에 호주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서 골랐지만 뉴질랜드는 호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신기로운 곳이었다.


결혼식 청첩장의 배경으로 사용했던 ‘선한 목자 교회’와 그 뒤에 있는 데카포 호수를 직접 보는 것이 신혼여행의 최대 목적이었지만 첫날, 마지막 날 숙소만 결정된 말 그대로 무계획 여행이었다.


이때는 몰랐지만 극 T 성향인 나에게 엄청난 불안과 스트레스를 주었었고 이러한 감정은 나로 하여금 여행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만드는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아내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너무 즐기는 보습이 신기할 정도였다.


얼마나 좋았는지 일 년 뒤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뉴질랜드에 여행을 왔고 아이를 보며 10살이 되는 해에 아빠랑 단둘이 또다시 여행을 오자는 약속을 할 정도로 너무나도 좋은 곳이었다.


지금도 뉴질랜드를 생각하면 또 가고 싶지만 나는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완벽한 여행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뉴질랜드로 떠나고 싶은 마음은 담배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만다. 멀리 있는 뉴질랜드도 이렇지만 한국 인근에 있는 오키나와와 삿포로도 쉽게 떠나지 못한다.


https://youtu.be/JDv9P6TEfi4?si=BdST5fqFKwH45iiO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서 한때 세계여행을 꿈꾸고 동경했던 나를 떠올렸다. 가진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아이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세계여행을 떠난 빼빼 가족의 유튜브를 보면서 나도 그들처럼 세계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만을 가져왔을 뿐 그 어떤 계획도 준비도 하지 않았던 나를 보게 된다.


무엇이 나를 미적거리게 만들고, 꿈만 꾸게 하는 것일까?? 나도 ‘완벽한 준비’를 하기 전까지는 결코 떠날 수 없는 여행에 대한 동경만을 가진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영화지만 주인공이 오랫동안 준비했던 여행 가방도 분실했지만 세계여행은 멈추질 않았다.


몇 개의 가방을 각기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나에게 여행 가방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과연 어떤 것을 가방에 넣고 여행을 떠나야 할지 고민하면서 그토록 꿈꾸고 동경하는 세계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한다.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이 일단 실행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면서 2년 뒤 장모님과 처남 가족들과 함께 떠날 자동차 유럽여행을 꿈꾸고 동경하기를 시작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는 넓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여행은 언제나 나를 지혜롭게 만들기 때문에 나는 여행을 꿈꾸고 동경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