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쓴 두 번째 편지

feat:입학을 축하해

by 조아

나를 회피형 인간으로 만들었던 사건의 홍역을 치른 후 연애도 만남도 없이 그냥 혼자 지내는 것으로 살았던 나에게 아주 우연한 기회로 다소 늦은 나이에 1년의 짧은 연애 후 결혼을 하였다. 아내와는 세 살 차이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신혼을 조금이라도 즐기고 2세 계획을 미루려고 했는데, 신혼 여행길에서 아내의 손을 잡았을 때 본능적으로 아이가 찾아온 알게 되어, 아내의 배를 노크하며 “안녕, 아빠야 와줘서 고마워. “ 했었던 적이 있다. 당시 아내는 장난하지 말라며 웃고 지나갔지만, 귀국 후 임신 테스트를 해보니 정말 사실이었다. 어떻게 알았냐며 추궁을 하였지만 전공을 떠나 수년간 외도를 했지만 대학시절 4년 동안 뇌리에 박혀 있던 생물학 지식들이 본능적으로 나타난 것이란 것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나무가 울창했던 신혼집에서 갓 태어난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 신혼집이 있는 곳이 재개발을 시작하게 되어 아내의 회사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나의 출퇴근 시간과 거리는 늘어났지만, 무덤덤하게 운전하는 스타일이라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부산보다는 덜 붐비고 여유로운 김해에서 아이는 자랐고, 가정 어린이집과 대학교 부설 어린이집을 다니며 많은 것을 배우고 사회과 다른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알게 되는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아이가 어린이집 졸업을 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요즘, 분만실에서 처음 만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뒤돌아보니 아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 있었다. 아이의 일상을 기억하고자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놓았던 것을 다시 찾아보면서 꼬물이에서 예비 초등학생의 모습을 하나씩 추억하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를 따라 배 속에서 대만 여행을 시작으로 해외를 다니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보았던 아이에게 우리 부부는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자녀교육으로 생각한다. 물론 올바른 인성을 가져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게 꿈을 키우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이가 아직 글을 읽지 못했던 시절,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하다 아이에게 편지를 처음 썼었다. 나중에 아이와 함께 이곳, 오키나와로 여행 오고 싶다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몇 년 후 실제로 아이와 오키나와 여행을 했었다. 이사하면서 어디에 있는지 아직 찾지 못했지만 아직 버리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해외에서 발송된 편지를 보면 봉투에 찍힌 스탬프가 있는 곳으로 당장 날아가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아이의 시야가 넓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아빠의 욕심이 제일 크게 작용하였다. 물론 절대 과거의 내가 이루지 못했던 것을 아이에게 강요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오직 선택은 아이의 몫이며 뒤에서 바라보며 기다릴 것이다.



두 번째 아이에게 쓰는 편지, 어제 침대에서 읽겠다며 가져갔는데 편지를 쓰기 전 날 아이를 호되게 혼내서 편지를 쓰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런 의도 아니었을 텐데, 현상만 보고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안아주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이는 괜찮다고 하지만 아빠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아이를 그저 있는 그대로의 아이의 모습으로 바라봐 주는 어른의 여유는 언제 생길 수 있을까. 아이의 등원을 준비하여 이제 다시 쓸 수 없는 알림장을 보니 이런 말이 쓰여있었다.


“ 아이는 매일 여행에 탐험을 나선다.

아이에게는 어른과 다른 세계가 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세계와 이야기에

대해 귀 기울여 주세요. “



지난 시간 동안 나는 얼마나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며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는지 회상하며 지난날을 반성한다. 나의 가치관과 나의 생각을 아이에게 주입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또 반성한다.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같이 바라보려는 자세가 아이가 아빠인 나에게 바라는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 한다. 아이와 함께 있는 순간, 늘 아이를 사랑해 줘야겠다. 지금도 늦잠 자서 혼나고 있는 아이에게 살며시 다가가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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