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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03. 2023

인생의 해석

헤르만 해세 인생온

 어느덧 마흔 중반에 이른 내 나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기초대사량이지만 20대 한창 시절의 나를 생각하는 나의 오만이 점점 살을 찌우고 있고 동적인 활동보다는 정적인 활동에 더 관심이 간다.


 하지만 정적인 활동을 더 선호한다고 해서 운동을 하지 않거나 가만히 숨만 쉬는 것은 아니다. 제일 큰 문제는 아직도 나는 20대 시절의 내 육체 컨디션을 생각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다가 한 번 운동을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의 최대 과제이며 당면 과업이지만 착각 속에 살았던 망상 밖으로 나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지금도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하지 않는 나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아직 성숙하지 않은 나와 마주한다.


 부패와 발효의 차이는 주체성에 있다. 나는 내 인생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반문하며,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시간에서 어떤 과업을 달성할지 보다는 어떤 존재로 인식되는가에 더 주안점을 두고 살아야 한다.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는 인생의 아름다움이 주는 멋과 맛을 알아야만 한다.


 그리고 인생의 수많은 과정 중 어느 하나도 한순간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하는 것으로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사용함으로 하나씩 이루어가는 재미를 느껴야 한다.


 절대 모든 것이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로또 1등 당첨을 꿈꾸지만, 희박한 확률에 인생을 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씩 순리대로 이루어진다. 마치 모든 계단이 첫 계단에서부터 시작하여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인생의 모든 순간도 단계가 있다.


 그 단계를 무시하게 된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썩은 오두막을 토대로 100층 높이의 건물을 짓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순살 아파트도 높은 건물의 하중을 버틸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건축자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인생의 모든 순간은 결코 우연이란 것은 없으며 필연적이고 영속적인 순간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실패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 실패자의 인생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시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의미이자 참된 맛이라고 생각한다.


 훗날 나이가 들어 노년기에 이르렀을 때 중년의 성숙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나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더욱 성숙한 노년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지혜를 나룰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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