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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03. 2023

열아홉의 에세이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느끼는 것들

 중학교 2학년 때 지금의 얼굴이었던 나는 노안이었고, 길을 걷다가 경찰들이 신분증을 요구했을 때 학생증을 제시하면 깜짝 놀라는 눈치를 보이는 일이 허다하였다. 그래서 학생증이 아닌 첫 주민등록증을 받았던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너무 기쁜 나머지 경찰들이 불심검문을 해주기를 바랐던 적도 있다.


 나의 학생 시절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인정받았기에 모범생이 되려고 노력했고, 좋은 성적을 받아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 학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의 생활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영하는 마이스터 고등학교로 부산 영도에 있는 부산해사고등학교와 같이 제복을 입고 기숙생활을 하며 졸업 후 공군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제원을 양성하는 기관 정도로만 알고 있다.


 아직 성인이 되기 전에 맹목적인 대학 입시 시스템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 선택했다는 것은 정말 칭찬을 마다하지 못할 정도로 위대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며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기에 자신의 선택만이 올바른 선택이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저야 한다는 것까지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닌 마이스터 고등학교이자 학교장이 현역 군인으로 있는 학교의 학생이면서 “자신에게 ‘학생답게 굴어’고 말한 어른을 향해 과인 본인은 어른답게, 어른스럽게 살고 있을까? 아마 자신 있게 ’ 나는 어른스러워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표현한 의도가 가장 궁금하였고 필자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군사교육을 받고 군 복무를 한 내 입장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학생이자 준군인인 특수한 상황 속에서 무엇이 그에게 학생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거북함과 불편함을 주었을지 궁금하다. 그가 선택한 고등학교는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에게 부여된 특수한 신분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가 받았다는 군사훈련이 현역 군인이 받는 유격과 화생방 교육 수준과 동일한지, 아니면 각 군 사관생도들과 3 사관학교, 학군단, 학사장교, 부사관학교에서 받는 수준과 동일한지 그조차도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물론 고등학생의 입장에서는 엄청 괴롭고 힘든 훈련이겠지만 이때는 학생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아이러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준은 모두에게 공평하고 공정해야 하기에 책을 읽는 동안 그의 말에 집중하기도 어려웠고 공감하기도 어려웠다.


 아직 임관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갓 계급장을 달고 아무리 군대라는 조직이 계급에 의한 상명하복의 집단이라고 하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학벌이 좋으며,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 입대한 용사들 앞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벌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낸 것은 어린 나이임에도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지만 그가 말한 "어른답다"라는 논쟁에 대해서는 그마저도 직접 더 나이가 들고,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어 고민을 해봐야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를 떠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하고 책으로 출간한다는 것 자체가 위대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위대함으로 받아들여지고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독자를 매료시켜야 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입장이 아닌 모두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스토리가 독자를 진정으로 몰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야구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명문 야구부가 있는 서울고에서 2021년 1차 지명의 영광을 누린 안재석 선수의 이야기를 보며 재미라는 순수한 의도에서 오직 실력으로만 살아남는 프로에 입단하는 어릴 적 꿈을 이룬 안재석 선수의 노력과 치열한 삶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비록 내가 응원하는 팀은 아니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 승패가 걸려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실수할 수도 있지만 한국 야구의 수준을 높이는 선수가 되어 활동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누구나 열아홉의 때를 보냈고, 입시만을 위한 고3 시절의 잊고 싶은 기억과 취업과 자격증 취득을 위해 어린 나이에 눈물 흘렸던 경험, 프로 지명과 대학 진학의 갈림길에서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의 통곡을 경험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열아홉에서 스물이 되는 경계에서 학생이 아닌 어른이 되는 험난한 과정을 거친 성장통과 쓰라린 경험을 이겨내고 대학교 입학, 취업, 프로 지명 등 무엇인가를 이뤄낸 학생들과 아직 이뤄내지 못한 학생들까지도 앞으로 수없이 많은 기회 속에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사회와 부모님, 학교가 동의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꿈을 이룰 때까지 묵묵히 전진하는 끈기와 포기하지 않는 뚝심이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기쁨과 자신이 미래 사회의 어느 한 분야의 주역이 되어 미래 사회를 선도해 나갈 씨앗이 되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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