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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04. 2023

LG트윈스 2023 정규 시즌 우승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다른 운동종목과 달리 야구에는 정말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루상에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벤치에서 나오는 작전이 다르며, 타석에 있는 타자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에 따라서도 다른 작전이 나온다.


 특히 공은 둥글기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상대팀의 작전에 말려들 수도 있기에 경기를 하는 가운데 벤치에서 나오는 수싸움도 야구 경기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이다.


 그리고 한국프로야구 기준으로 144 경기를 해야 하는 장기레이스이기에 주전 멤버들도 잘해야 하지만 이 주전을 받쳐주는 백업 멤버들의 활약도 정말 중요하다. 혹여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주전 멤버가 빠져야 할 때 그 자리를 훌륭하게 메울 수 있는 알토란 같은 백업 멤버의 존재는 말 그대로 갯벌 속의 진주와도 같다.  


 아직 정규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어제 경기가 없었던 LG트윈스는 2,3위 팀들이 동시에 패배하면서 한 개 남았던 매직 넘버를 지우고 어떤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2위 팀의 승률보다 높은 승률을 가지게 되어서 자동으로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1990년, 1994년 두 번의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에 맞이하는 우승이 너무나 감격스러워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물론 선수단들도 부산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맞이한 우승소식에 누구보다 감격스럽겠지만 팬의 입장에서 LG트윈스 선수들과 코칭스테프가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조기에 우승을 확정 지으면 대게 백업 멤버들에게 선발 출전의 기회를 주고 유망주들이 뛸 수 있게 하지만 염경엽 감독님은 야구의 기준이 144 경기라는 것을 천명하며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공표하였다. 오직 팬들을 위해서 최고의 경기를 선보이겠다는 다짐이자 ‘팬 퍼스트(Fan first)’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팬이 없는 프로야구팀은 상상할 수 없다. 야구뿐만 아니라 어떤 종목의 프로팀도 팬이 없으면 존재의미가 없어진다. 28년 동안 팬들이 염원하던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늘 팬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LG트윈스였기에 나도 LG트윈스 팬이 변함없이 응원하고 함께 우승을 갈망했던 것이다.


 무려 29년 만에 이룬 우승 소식에 새벽에 소리 지르고 미친 사람처럼 방방 뛰었지만 어떤 행동으로도 우승의 감격은 표현하기 어렵고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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