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시즌 마지막 경기
KBO(한국프로야구)는 일 년 동안 10개의 팀이 각기 144 경기를 하면서 순위를 정하게 된다. 다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승률이기 때문에 높은 승률을 얻는 것이 바로 높은 순위에 이르게 되는 비결이다.
엘린이 출신인 내가 30년 넘도록 응원하는 팀인 LG트윈스가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기쁘고 감정이 복받치는 한 해이다. 꼴찌를 할 때도 변함없이 응원했던 팬들의 오랜 바람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구단 사무실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귀한 술과 고가의 시계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야구는 개인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성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줄 정도로 모든 선수가 MVP라고 생각한다.
29년 만에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올해는 그야말로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구의 조화가 눈에 띄는 영건들의 성장과 베테랑의 희생이 기가 막힌 조합이 있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작년 엄청난 활약을 했던 영건 투수 2명이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장 취약했던 포지션인 2루도 전문 대주자의 역할만 했던 선수가 주전으로 발돗음하면서 안정적인 키스톤 콤비를 이루었고 투수를 비롯한 전 포지션의 유기적인 조합이 돋보였다. 야구장의 제갈량이라는 별명을 가진 감독님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시즌이었기에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한 해였다.
올해 가장 뛰어난 전략은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이었다. 물론 도루 실패도 있었고 주루사도 있었지만 한 베이스 더 가려는 의지로 공격적인 야구를 했고 빅이닝을 만들어 팬들의 눈이 즐거운 야구를 선보였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사람이 홈베이스에 들어와야 점수가 나는 방식의 경기이다. 그래서 공이 아닌 사람이 들어와야지만 점수로 인정되고 출루한 주자들이 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안타, 홈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중 가장 야구의 묘미이자 고급 야구라고 평가받는 희생플라이가 있다. 노아웃이나 원아웃 상황에서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타자가 외야플라이를 하면 상대편 야수가 공을 잡음과 동시에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는 타가가 자신을 희생함으로 안전하게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임으로 점수를 내는 야구만의 고급스러운 방식이다. 희생번트라는 방법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주자를 한 베이스 더 출루할 수 있도록 하는 자신보다는 팀을 우선으로 하는 방법이다.
희생플라이, 희생번트는 수많은 경우의 수 중 가장 주자를 안전하게 다음 베이스로 이동하게 해주는 야구만의 팀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의 희생하는 방법이자 야구를 더욱 빛나게 하는 작전이다. 이렇게 자신을 희생을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에게는 그 어떤 홈런보다 더 뜨거운 격려를 해주며 작전의 성공을 축하해 준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 인생도 야구처럼 희생의 묘미가 전해지면 더욱 가치 있고 격려받게 되는 삶이 될 것이다.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속한 조직이 더 주목받게 만드는 개인 노력의 총합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조직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정 속에서 내가 무엇을 희생하며 가정의 조직력과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올해 우리 가정도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12월 31일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팀 퍼스트(Team first) 정신이 더욱 빛나는 나를 만들어 줄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