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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19. 2023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평생교육에 대한 자세

학벌의 시대는 끝나고 실력의 시대라고 생각하기에 배움이라는 것은 학위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매일 일상 속에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인생은 평생교육이자,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평생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죽는 방법까지도 배워야 잘 죽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나도 배움에 대해 올바로 알지 못해서 실수를 저질렀지만 졸업은 배움의 끝이 아닌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망각하면 안 된다. 지금 배운 것을 마치는 것이 아닌 더 높은 단계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전문적인 과정을 밟거나, 배운 것과 연계하여 더 확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고, 취업을 했다는 안도감에 배움의 끈을 놓고 7년간의 직장 생활을 했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는 착각은 그 흔한 자격증도 더 이상 취득하려는 노력마저 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가 나를 성장시키고자 했기 때문인데 나는 이곳에서 안주하려고만 했던 것이다.


 회사는 학원이 아니다. 회사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서 할 수 있지만 회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에 부여된 역할을 수행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그래서 요즘은 경력사원만 뽑는 회사도 있다고 하는데 신입의 입장에서는 복합기에서 출력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MZ 세대들은 이런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배움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모두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나보다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자세를 낮추고 그가 아는 것을 겸손하게 배워야 한다고 여긴다. 배움이라는 것은 오만한 자세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이기에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세로 배워야 한다.


 흔히 높은 자리에 있으면 더 이상 높이 올라갈 자리가 없을 때 배움에 대한 의지가 없어지거나 약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시야를 지금의 분야에만 한정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나이와 상황을 떠나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 어르신들을 위한 스마트폰 사용법 강의도 노령층을 위한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하나면 보다 편하게 생활할 수 있고, 사랑하는 손주들과 영상통화도 하면서 그들의 시선과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배움의 순간이 오면 정년퇴직한 할아버지의 선택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임원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직장 생활을 화려하게 했던 동기와는 달리 높은 위치까지 승진하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실무를 하며 자신보다 어린 후배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던 그는 퇴직과 함께 영어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주변에서는 이제 쉬면 되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영어를 공부하느냐 핀잔을 줬지만 할아버지는 묵묵히 도서관에 앉아서 영어 공부를 했다. 학창 시절 암기 위주의 영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과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현실 영어를 공부한 할아버지는 5년 후 가방 하나를 매고 미국 여행을 떠나게 된다.


 영어 공부에 흥미를 느낀 할아버지는 이제 스페인어를 배우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뭘 또 공부하냐며 핀잔을 주지만 할아버지는 상관하지 않고 묵묵히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또 5년 후 할아버지는 홀로 남미 여행을 떠났다.


 100세 시대인 요즘 65세의 정년은 배움을 멈추는 시기가 아니다. 심지어 대학교 졸업하는 젊은이에게도 졸업이 배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작의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할아버지가 주변 사람들처럼 퇴직 후 집에서 TV만 보며 시간을 보냈다면 혼자 미국과 남미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


 성파 스님처럼 통도사 주지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도자, 염색, 불화, 옻칠, 된장 만들기, 드론, 요트 조종까지 배울 필요는 없었지만 스스로 필요를 만들어 배움의 시간을 가졌고 배웠던 분야에서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정도의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다른 주지 스님처럼 불경만을 배우기로 했다면 지금의 아름다운 통도사는 없었을 것이다. 성파 스님의 배움에 대한 의지가 무풍한송로의 아름다운 길과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성보 박물관이 있는 다채로운 사찰로 만들었고 주변 자연경관 속에 템플 스테이까지 할 수 있는 종교 이상의 불교로 일반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다.


 성파 스님도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내 스승이다”라고 생각하며 지금도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신다. 종교는 다르지만 배움에 대한 철학은 성파 스님을 배울 것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어떤 것이라도 배워서 익히고, 그것을 세상에 나눈다면 진정한 배움의 가치가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배움을 통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더욱 빛나게 만들 수 있는 오늘을  만들고, 이런 오늘이 쌓여 인생의 가치를 드높이는 삶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로 배울 것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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