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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25. 2023

프로일잘러

능력을 키우는 성장의 비결

유퀴즈에 출연한 저자의 방송을 보면서 참 어려운 직장 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유통업계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주류업계에서 여성으로 최장기간 영업직을 했다는 것은 업계를 넘어 모든 직종에서도 가희 전설로 불릴만한 정도였다.


 청운의 꿈을 품던 시절, 은사님께서 직장 생활 잘하는 법 세 가지를 알려 주셨다. 첫째, 술을 엄청 잘 마시던지 둘째, 아부를 엄청 잘하던지 셋째, 타의 추종을 불가할 만큼 일을 엄청 잘하는 것이었다. 신체적으로 성격적으로 첫 번째, 두 번째 비법을 할 수 없는 나에게는 세 번째 방법만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입사 준비를 할 때 운 좋게 복수의 회사로부터 합격 문자를 받았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대학원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입사해 보니(지금은 아니지만) 대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신입 사원이 능력을 펼치면 그 날개를 꺾어 버리는 선배들도 많았기에 내 꿈을 실행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직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었지만 나는 도전을 시도하지 않았고 입사 당시 유일한 꿈을 잊혀 갈 무렵 약 6년간 근무했던 부서에서 타 부서로 이동을 하면서 6년간의 생활을 되돌아보았다. 나름 전문강사라고 착각했던 것과는 달리 교육 관련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는 현실과 마주하면서 회사가 인정하는 기준보다는 회사 밖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과 자격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8년간의 샐러던트 생활이었다. 회사 내 친한 사람,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면서 몇 개의 학위를 취득하였지만 회사의 신상정보에는 등록하지 않았다. 회사 몰래 공부한 것을 오해할 것 같기도 했지만 또 다른 시샘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았다.


 직장 생활의 묘미는 승진이라고 하지만 난 승진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진작 내려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월급루팡은 아닌 것은 영업부서에서 가장 힘들다는 3D 직무 세 가지를 모두 다 했기 때문이다. 나는 승진보다는 학위와 자격증을 가졌고 지금도 마음 편히 현업부서에서 근무하며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일잘러’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프로일잘러’에게는 어떤 상황이나 어떤 직무를 담당해도 해결해 내고야 마는 힘이 있으며, 그것을 ‘능력’이라고 부른다. 주어진 상황이 나한테 마이너스면 최소한 제로 또는 플러스로 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주어진 상황이 나한테 플러스면 그 플러스의 절댓값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최고의 성과는 내는 일잘러는 아니지만 내게 주어진 업무를 끝까지 책임지는 책임러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까지도 대신하면서 끝까지 마무리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팀을 위해서, 후배를 위해서 독이 든 성배를 내가 먼저 잡은 적도 있었다. 스트레스받고 힘든 일이었지만 나름대로 배운 것도 있고 회식자리에서는 귀한 안줏거리가 되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능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이든 배우겠다는 자세와 함께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가 누구인지 경청하는 태도이다.

직장 생활의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경청의 자세 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특히 경청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일과 일로 만난 업무적인 관계라 할지라도 경청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상대방을 존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회사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옆으로 지경을 더 넓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서 사소한 것까지 배우며 처음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모든 것을 경험한 모든 일들이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 없는 것처럼 보여도 신기할 정도로 사용할 일이 생길지도 모를 것이다.


 회사가 성장해야만 나도 성장할 수 있듯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회사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훗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선후배님들과 회장님께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는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고 퇴사하고 싶은 꿈이 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일하면서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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