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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28. 2023

내 방식대로 삽니다

취향이 주는 소비와 소유의 지혜

나는 가끔 퇴근 이후, 또는 주말을 이용해서 집 근처에 있는 아울렛 나이키 매장에 가서 신발을 신어보는 나만의 유희를 즐긴다. 아내는 ‘견물생심’이라고 하면서 아예 출입조차 하지 말 것을 당부하지만 매장을 갈 때마다 신발을 사는 것은 아니다. 물론 파격적인 할인 행사하는 제품을 보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지만 나는 이지 신발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욕망을 제어하고 있다.


 요즘 ‘무지출 챌린지’를 하면서 소비 자체를 제로로 만들려고 하는 트렌드도 있지만 필요한 것은 사야 한다는 소비관을 가지고 있다. 소비가 있어야만 생산과 유통 단계의 흐름이 일어나고 상업적 소비 사이클이 순환된다고 생각한다.


 쇼핑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떼어서 바꾼 돈을 다시 무언가와 교환하는 행위이며 내가 사는 것이 나를 말해준다. 하지만  내가 명품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상품을 소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은 구매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쇼핑하는 그 자체에 더 큰 의미와 즐거움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쇼핑의 대상에도 관심을 가지는데 새로 나온 신상품이나 마음속에 가지고 싶은 상품을 직접 만져고 입어보면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상품이 잘 어울리는지 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쇼핑에서 중요한 것은 값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을 사는 점이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는 것은 그 자체로 낭비이자, 미래에 버려질 쓰레기를 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족감을 높여주는 쇼핑을 하기 위해서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것보다 상품의 특성과 기능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나에게 필요한 이유를 찾은 후 구매하는 것이 쇼핑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물건에 만족하려면 우선 내가 가장 원하는 특성이 무엇인지 알고 묵적을 정해야 한다. 가장 중심 되는 쓸모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포기하거나 비용으로 보전할 각오를 해야 실패할 확률이 적다. 맹목적인 소유욕만으로 소비하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삶의 질적인 측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주기 때문에 쓸모를 먼저 알려고 하는 시도는 합리적인 소비에 있어서 점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동시에 좋은 물건을 사려고 한다. 만약 할 일을 해서 내가 예상했던 가격보다 싸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내는 먼저 온라인에서 찾아본 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직접 신거나 입어 보고 최종적인 구매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할인쿠폰, 카드사 할인 등을 받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런 취향의 차이로 인해 종종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구매 후 바로 신거나 입을 수 있는 기쁨의 가치가 택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가치보다 크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나의 취향을 존중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피가 큰 가전제품과 같은 경우처럼 상품에 따라서 필요한 시기의 적절성에 따라서 아내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구매한 상품들이 그저 디자인적인 가치만 높은 “예쁜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그 상품의 특성과 기능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려고 한다. 최근 새로 구매한 스마트폰의 경우도 이전 모델에는 없는 기능과 더 개선된 기능을 직접 사용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하며 소비의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나는 호불호가 명확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소비한다. 예를 들면 백화점이나 아웃렛을 갈 때도 내가 가는 매장은 정해져 있고 나머지 쇼핑 시간은 아내를 따라다니거나, 아내가 자유롭게 쇼핑하고 싶을 때는 나게에 ‘자유시간’을 허락해 준다. 그러면 나는 나의 자유시간을 이용해서 카페에 앉아 책 읽기를 하거나 글쓰기를 하며 가족들의 쇼핑 시간에 간접적인 동참을 하는 경우도 있다.


 유한한 시간이 주어지는 인생을 살면서 소유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아 점점 소비를 줄이고 있지만 아직 나는 충동적인 소비와 불필요한 소비를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나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소비를 하는 연습을 통해 지금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미래의 내가 되도록 하는 노력이 빛을 발휘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하나둘씩 쌓이고 쌓이게 되면 나에게 유익함과 편리함을 주는 쇼핑을 하며 나의 취향이 구매한 상품을 통해 나타나도록 할 것이다. 특히 소유보다는 경험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스트리밍 쇼핑’을 통해 쇼핑의 재미와 경험의 지혜를 소비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될 것이다.



* 스트리밍 쇼핑이란?

‘소유’에서 벗어나 ‘경험’에 방점을 두는 쇼핑을 뜻하는 작가의 조어입니다.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빌리는 ‘공유’와는 다른 개념이에요. 모든 물건이 소모품임을 인식하고 목적에 맞게 적게 사고 온전히 소진하려는 태로를 견지하는 쇼핑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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