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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Nov 17. 2023

내 안의 깊은 눈

삶의 중심축을 잡아 주는 힘

실패를 좋아해서 실패를 굳이 찾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실패 후에 찾아오는 좌절감은 가족과 주변인의 시선을 피하고 싶을 정도로 아무도 없는 깊은 동굴에 숨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실패가 주는 엄청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완벽한 인간이 없기에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서 실패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완벽하다면 실수가 없기에, 실수가 없는 인간은 완벽한 존재, 즉 신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절대 신이 될 수 없기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실수와 실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렇게 실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 실패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면 극도의 자괴감과 좌절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유로울 수 있다. 마치 성장통 없는 성장은 없듯이 인간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만, 성장을 갈구하는 사람들마저도 실패의 고통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삶의 중심축이 잡힌 사람이라면 어떠한 고통과 좌절이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중심을 잡고 견디는 힘을 발휘한다. 이것이 삶의 축을 세우는 내적 동기이자, 그 밑바탕에 ‘자기 연결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분석심리학자인 칼 구스타프 융은 통합된 자기연결감 속에서 분열된 자아들이 한 송이 꽃으로 수렴되어 가장 자기다운 색과 향을 뿜어낸다고 보았다.


 중심축이 잘 잡힌 인생은 반석 위에 지은 집과 같다. 밑바탕이 단단하기에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흔들리지 않고 집을 유지할 수 있다. 흔히 인생을 집 짓는 것에 비유하기에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반석 위에 집을 지어야만 한다. 반석은 단단한 암석으로 강한 마음의 근육을 말하며 주변의 어떠한 말과 행동에도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내 속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내 안의 목소리를 내가 나를 사랑하며, 나를 신뢰하는 ‘자기신뢰’부터 시작된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내가 나를 신뢰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나에게 손을 내밀고 아직 미성숙한 내면아이와 함께 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 안의 깊은 눈’은 내가 가진 것을 알 수 있게 하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고 내 안에 있는 것, 내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을 무기로 하여 원하는 것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나의 것을 통해 내가 진정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나를 성장시키는 힘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깊이 잠들어 있다. 흔히 ‘잠재력’이라고 하는데 내 안의 깊은 눈으로 내가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 찾아보고 그것을 사용해 성장으로 가는 길을 막아놓은 장애물을 제거해야 성장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야구 배트를 처음 휘두르다 보면 익숙하지 않아 손에 물집이 잡히게 되지만 물집의 고통을 견디고 계속하다 보면 굳은살이 되고 자연스럽게 스윙을 사용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익숙함을 선사하지 않는다. 계속 반복하는 과정이 낯섬에서 익숙함으로의 여정을 보여주며 익숙함은 능숙함이 되어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인간은 자유로움을 본능적으로 원하는 존재이다. 실패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내 안의 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성장의 길을 찾고자 한다. 절대 빠름만을 추구하는 요행이나 지름길이 아닌, 자갈밭이라 할지라도 고통을 통해 성장의 기쁨을 누리는 길을 선택하는 심미안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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