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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09. 2023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함께 하는 이유

 인간은 유희의 동물이기에 즐거움이 없는 무미건조함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게 하여 관심이 없어지게 한다. 우리 아이의 경우도 그러한데, 매일 똑같은 놀이를 한 적도 없지만 매일 똑같은 놀이를 하자고 하면 재미없다는 말이 바로 나올 정도로 놀이에 대해서는 진심이라서, 주말이나 공휴일 아이와 하루 종일 놀 때는 시간별로 다른 놀이를 정해야만 한다.


 또한 즐거움을 주는 놀이였다고 할지라도 오랫동안 반복하다 보면 처음 주었던 즐거움의 크기는 점점 작아져서 그저 그런 놀이가 되거나, 지루함을 선물하는 놀이로 변모할 수도 있다. 이렇듯 인간도 항상 더 큰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유희를 찾아서 더욱 강렬한 쾌락을 맛보고 싶은 암묵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는데, 때론 이 욕망이 변질되어 마약과 환각제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쾌락만을 추구하며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즐거움을 추구하는 자신의 욕망이 사회적 범주 안에서 용인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려 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즐거움이지만 타인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은 즐거움이라 부르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 전체는 아닐지라도 같은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모이면 더 큰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


 세상에 태어나 나에게 부여되는 수많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 하나쯤은 온전히 즐기면서 하는 것이 정말 큰 축복이자 인생의 묘미를 알게 하는 일상의 기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글쓰기를 하면서 이런 축복과 기쁨을 누리고 있는데 글쓰기 루틴을 만들어주는 <글루틴>을 하면서 ‘함께’ 한다는 추가적인 행운도 누리고 있다.

 

 <글루틴>을 13기 동안 하면서 함께 하는 즐거움에 대해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혼자 했더라면 매일은커녕 일주일에 한 개의 글쓰기도 불가능했겠지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를 응원하고 독려하며 글쓰기의 즐거움을 맛보려고 했기에 지금까지 글쓰기를 할 수 있었다. 신기한 점은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신 작가님들도 이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를 하지 못했던 작가님께서는 글루틴에 참여하지 못하니 일주일에 한 개의 글을 쓰는 것도 어렵다고 하셨다.


 강압적이지는 않지만 해야만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을 주는 모임이라서 그런지 매일의 글쓰기를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느껴야 할 찝찝함이 싫어서 어떤 상황이라도 어떻게든 글쓰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최근 5일 동안 끙끙 앓으면서도, 흐릿한 눈으로 글쓰기를 하는 나를 본 아내가 참 지극 정성으로 참여한다는 말을 할 정도이니 글쓰기에 대한 즐거움은 몸이 아픈 것을 뛰어넘은 진정한 즐거움이다.


 말로만 죽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할 것이 아니라, 죽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진짜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매일의 연습을 할 것이다. 인생의 즐거움으로 인도하는 나만의 시간을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성장과 성숙의 시간이 되도록 근원적인 사색과 고민을 하며, 내 안의 나와 치열한 다툼을 해야 한다. 내 안의 본능적인 게으름과 싸워 하루 한 뼘씩 성장하는 성장통을 느끼며 저 높은 곳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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