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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15. 2023

욕심의 대가, 그리고 깨달음

양의 글쓰기에서 질의 글쓰기를 꿈꾸며

 내가 종종 말하는 표현인 눈 가린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질주본능에 사로잡힌 채 목표만 보고 달렸기에 계획보다 한 달 빠르게 목표 달성을 하였지만 욕심의 대가는 처절할 정도로 나의 일상을 무너트렸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심리적 안도감 때문인지 그동안 루틴을 무시하고 진행했던 시도들이 쌓이고 쌓여 5일 동안 끙끙 앓게 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최강 야구 몬스터즈의 수장이신 김성근 감독님의 에세이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정신에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은 육체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이걸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육체가 아픈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성공하니 그동안 목표만을 향해 달려왔던 긴장감이 풀어지고 집중하지 못하면서 목표를 이뤘다는 자만심이 찾아왔다. 이 도전 말고도 3년 1,000권이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도전이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한 가지 목표를 이뤘다는 것에 만족하려 했던 것이다.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인간은 언제나 도전해야 한다. 트라이하고 트라이하는 속에 인간으로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의식, 인내,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전부 찾을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우승 한 번 했다고 으스대는 사람은 다음에 반드시 실패하고 만다.”라는 문장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나에게 귀감이 될 수밖에 없다.


 눈앞에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평소의 루틴을 무시하고 욕심을 부렸더니 몸이 탈이 나고 말았다. 몸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기에 몸이 탈이 나니 마음도 탈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무엇을 위한 욕심이었나 반성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는 먼저 몸의 평안이 필수적이라는 것도 다시금 느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리라"라는 성경 구절처럼 죄를 범하는 욕심은 아니겠지만, 이번 욕심은 진정 나 자신을 위한 욕심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내세우기 위한 욕심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 몸이 회복되고 난 후부터는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딱 매일 한 개의 글쓰기에 하며 매일의 글쓰기 자체에 집중하는 연습이다.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 <글루틴>에서 '한 개 더 인증해요'라는 추가 인증의 즐거움보다는 한 가지의 글쓰기 질을 높이는 연습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열심히 훈련 중인 양의 글쓰기에서 질의 글쓰기로의 전환 시점이 언제인지 아직 모르지만, 매일의 글쓰기 속에서 점점 질의 글쓰기도 연습하면서 보다 빨리 그 시점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욕심의 대가는 처절했지만, 대가를 치른 후 얻은 깨달음을 통해 다음 단계의 글쓰기를 계획하며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만의 사색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금까지 글쓰기 발행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발행도 중요하지만 글쓰기 하는 과정과 머릿속으로 글쓰기를 하는 연습, 그리고 퇴고의 과정을 통해 질의 글쓰기 세상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양질전환의 법칙을 믿는 사람으로 하루하루 축척되는 양의 글쓰기에서 질의 글쓰기로 변화를 꿈꾸며 글쓰기라는 아웃풋을 생산하는 생산자로, 글쓰기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으로 이제 글생(글쓰기 인생) 1년이 지난 초보이지만 원대한 꿈을 꾼다. 믿는 대로 이루어지는 행복한 상상만으로 오늘의 행복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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