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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22. 2023

책 읽는 인간, 호모 부커스

독서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말하고 글을 읽으며 쓰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직립 보행을 해서 두 손이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인간의 뇌 특히 전전두엽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더 지배적이다. 인간과 유전자의 유상성이 98%가 넘는 침팬지도 인간보다 작은 뇌를 가지고 있어서 말하고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없는 것을 보면 이 주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이 주장은 실험을 통해 논문으로 발표되었는데 fMRI 촬영을 통해 인간의 뇌가 어떤 행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지 연구한 실험을 통해 인간의 전전두엽은 읽는 행위를 할 때 가장 활성화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나는 진정한 인간으로 인간의 가치를 증명하며 살기 위해서는 읽는 행위, 즉 독서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인간답게 살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한계를 느끼는 날이 올 것이다. 특히 창의성과 생산성을 요구하는 미래 사회의 구성원으로 획일화된 일보다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인간의 뇌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책은 과거의 사건을 기록한 유물이 아닌 인간의 뇌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과거 책을 좋아한다는 맹목적인 착각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책 읽기를 시작한 지 1년의 시간이 흘렀다. 매일 책을 읽었고, 단순히 읽는 것에 머물지 않고 책을 읽은 후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면서 정리했다. 그렇게 쌓인 400여 개의 글쓰기는 그동안 내가 책 읽기를 한 흔적이자 나의 사투를 보여준다.


 지금도 처음 적은 글을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잘 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지우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하지만 절대 지우지 않을 생각이다. 작가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벽(Writer’s Block)’에 봉착했을 때 처음 쓴 글을 본다면 글쓰기에 대한 초심을 회복하고, 죽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나에게 책 읽기는 인풋(Input)이라면 글쓰기는 아웃풋(Output)으로 둘이 아닌 하나인 관계라는 것을 알고 난 후로는 책을 읽었으면 반드시 그에 대한 글을 쓴다. 책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기보다는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과 느낌을 블로그에 쓰기 시작하여 총 400여 개의 포스팅을 올렸다. 부끄럽지만 5수 만에 브런치 작가도 되어 브런치 스토리에서 400여 개가 넘는 글을 썼다.


 책에서 읽는 것들이 100%로 내 것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하나라도 내 것으로 만들 요량으로 글쓰기를 했고 매일의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내 글쓰기의 글감은 주로 책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기에 책을 읽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일상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에세이 쓰기도 연습하는 중이라서 틈나는 대로 일상의 이야기도 표현하려고 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기 전, 하고 난 후의 내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에서 새벽에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으로 바뀌었고 책 읽기와 글쓰기에 도움이 되고 집중하는 습관을 하나씩 만들고 있다. 새벽 독서도 그중 하나로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어야 글쓰기도 할 수 있기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래서 저녁 약속은 거의 잡지 않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습관으로 작년 111권의 독서를 한 자신감이 <일 년 365권의 독서>라는 도전을 하게 이끌어 주었고, 운 좋게 도전을 완성하고 <삼 년 1,000권의 독서>라는 더 높은 단계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독서의 양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독서의 양을 논할 수 있는 자격은 오직 읽어본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일생 만 권의 책을 읽는 유대인들처럼 <평생 만 권의 독서>에도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함께 글쓰기를 하는 모임, <글루틴>에 매월 참여하면서 글쓰기를 하고 있기에 매일의 글쓰기가 가능해졌고, 나의 글쓰기를 정성을 다해 읽어 주시는 작가님들 덕분에 자신감과 만족도가 높은 글쓰기 생활을 즐기고 있다. 강제적인 아닌 오직 즐거움을 위해 하는 글쓰기는 오랜 꿈이었던 책 출간의 기쁨도 누리게 해 주었다.


 이렇게 책 읽는 습관을 통해 나는 무모하지만 미션을 수행하는 도전자의 삶과 매일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의 삶을 살고 있다. 이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생긴 많은 변화가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책 읽기와 글쓰기가 평생 습관이 되도록 매일 꾸준히 반복할 것이다. 어떤 변화가 앞으로 나의 삶을 이끌어 줄지 모르겠지만 분명 책 읽기와 글쓰기는 나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주는 강력한 원동력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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