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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23. 2023

쓰면 달라진다

글쓰기가 선물하는 삶의 변화

 글쓰기는 참 어려운 과업으로, 무엇을 써야 하는 고민으로 시작해 과연 이 글을 누가 읽어주기나 할까 하는 두려움으로 마무리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쓰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것으로 무엇을 써야 하는 고민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다 결국 쓰지 못했다는 작가님의 경험담도 들어본 바로 글감을 발견하고 활용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느꼈다.


 글쓰기의 소재가 되는 글감은 사실 내 주위에 많이 있지만 내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다시 표현하자면 원래부터 내 주위에 있었지만 내가 그것을 글감으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글감이 되지 못한 것으로 글감이 없어나 부족한 원인은 결국 나에게 있다.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관점을 바꿔 생각해 보면 항상 글감의 풍요를 느낄 수 있을 텐데 왜 그러지 못하는지 항상 글감의 빈곤에 시달리는 나에게는 책 읽기만큼 좋은 글감을 제공해 주는 것은 없다. 그래서 책 읽기는 인풋, 글쓰기는 아웃풋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쓰면 달라진다”라는 말은 지난 일 년간 나의 과거를 돌아보면 정말 공감할 수밖에 없는 문장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수많은 것이 바뀐 나로서는 글쓰기를 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미래의 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지만 지금도 글을 쓰고 있는 나의 행동 때문에 바뀔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렇다고 현재 나의 글쓰기 실력이 좋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아직 나조차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글이라서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사실이 두렵고 부끄럽지만, 더 높은 수준의 글쓰기가 되기 위해서는 독자들의 비평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내 글쓰기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독자들의 비평을 참고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쓰기를 생산하고 싶은 내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간결하고 담백한 글쓰기를 하고 싶은 나이기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했던 선배 작가님들의 글을 종종 읽는다. 이제 고작 일 년의 시간 동안 글을 쓴 나에게 ‘일취월장(日就月將)’이란 표현은 항상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된다. ‘수적석천(水滴石穿)’이란 사자성어도 매일의 글쓰기를 하며 양질 전환의 법칙을 믿는 내에게 눈 내린 길 위에 앞서간 발자국과 같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다 밸런스를 잃고 몸살이 나 며칠 책 읽기를 내려놓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낸 12월의 일상은 글쓰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끔찍할 정도 균형 잡힌 매일의 루틴과 체력이다. 직장인이 균형 잡힌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나도 선배 작가님들처럼 새벽을 나만의 시간으로 만들어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인생의 습관을 만들어 가면서, 이번 병치레를 통해 글쓰기를 위한 체력의 중요성을 느꼈다. 평일이나 주말, 공휴일 가릴 것 없이 매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끈기와 그 끈기를 지속해 줄 체력이 없으면 글쓰기는 분명 한계점에 봉착할 것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글쓰기가 내가 원하는 매일의 글쓰기를 더욱 견고히 해주며, 10년의 글쓰기 연습의 가장 믿음직스러운 동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를 하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결국 글쓰기로 인도하는 것은 함께 하는 글쓰기의 힘이다. 함께 하기에 더욱 견고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소리를 표현하는 힘은 결국 내가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표현했다는 나의 욕망을 내 시선과 내 경험으로 포장해서 소비자들에게 잘 보이도록 이쁘게 진열한 상품이 바로 나의 글쓰기이다. 사람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이쁜 포장지만을 한 것이 아닌 그 안을 진솔함으로 가득 채운 글만이 독자의 공감을 얻고 읽히게 될 것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를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연습을 해야 함을 잘 안다. 질의 글쓰기를 원하지만 내가 원한다고 하루아침에 양의 글쓰기가 질의 글쓰기로 되지 않기에 그저 묵묵히 꾸준하게 매일 글쓰기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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