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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25. 2023

보노보 핸드셰이크

보노보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

 아프리카 콩고강 유역이 서식지인 보노보는 침팬지를 연구하던 학자들도 처음 보았을 때 ‘피그미 침팬지’라고 부르며 크기가 작은 침팬지의 아종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보노보와 침팬지는 외형적으로 유사성만 있을 뿐 전혀 다른 종이다. 특히 동족 공격과 심지어 동족 식육의 습성이 있는 침팬지와는 다르게 보노보는 절대 어린 아기를 공격하지 않을뿐더러 동족이나 사람도 공격하지 않는다.


 침팬지는 정글 속에서 성인 남성을 무리 지어 공격하거나 임산부의 배를 가르거나 어린아이를 잡아가서 내장까지 다 먹어버리는 잔인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보노보는 평화를 사랑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보노보는 어리석게 인간의 손에 잡힐지언정 절대 인간을 공격하거나 해치지 않는다.


 보노보의 유일한 서식지인 콩고강 유역은 오랜 시간 내전으로 고통받았던 지역이다. 콩고와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사람들이 과연 보노보를 지키고 보호했을 리 없지만 어미를 잃은 어린 보노보의 눈망울은 정글 속에서 발견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고, 안타깝게도 그들은 인간 욕심의 희생양이 되어 시장으로 팔려 나갔다.


 어미를 잃은 아기 보노보에게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 홀로 밀림에서 살아가거나 굶주림으로 홀로 죽는 것 외에는 아기 보노보에게 생존은 위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아미 아기를 키우고 있는 보노보는 이런 어미 잃은 아기 보노보까지 돌보며 침팬지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며 동족 번영에 일조한다. 어미 잃은 아기 침팬지가 손쉬운 사냥의 대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대적으로 몸의 크기가 작은 보노보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몸 크기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보노보의 천성이라 할 수 있다. 종족 번식과 쾌락의 용도로 사용하는 성관계를 갈등을 무마하고 화합의 용도로 사용하는 보노보의 행동을 보면 상대를 위협하는 행동보다 상대에게 손 내밀 수 있는 화합의 몸짓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기간 콩고 내전으로 수천만 명의 난민이 생기고 보노보의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보노보의 생존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낯선 사람에게도 화합의 손길을 내미는 평화를 사랑하는 생명체이다. 설령 자신이 잡혀가 우리에 갇혀 시장에 간다 하더라도 그들은 인간을 원망하거나 복수하지 않는 이런 보노보의 천성을 인간은 절대 악용하면 안 된다.


 콩고강의 생태계 관리자로 자신에게 허락된 음식만을 먹으며 그곳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주인의 역할을 다 해야 할 보노보는 그들의 습성과 서식지, 그리고 그들에게 맞는 먹이를 제공받으며 살아야 할 운명의 소지자이다. 더 이상 인간의 욕심이 바탕이 된 인위적인 개입은 보노보의 생존에 위협만을 가할 뿐이다.


 인간의 갈등이 콩고의 내전과 지역의 분리를 만들어냈지만 만약 그들이 보노보의 갈등 해결 방식을 벤치마킹하며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생활의 터전까지 폐허로 만들어 버리는 최악의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콩고 땅에서도 침팬지의 방식이 아닌 보노보의 방식으로 갈등이 해결되었으면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연에서 생활의 지혜를 배우는데 생명의 보고인 그들의 땅에서 그들의 방식을 회복하고 아프리카만의 생명의 방식을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노보가 콩고강에서 살아남아 번식해야 하고, 인간에 의해 아기 보노보가 어미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보노보의 갈등 해결 방식이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콩고강 유역에서는 가장 합리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자연 그대로의 방법이다. 갈등을 해결하려는 보노보의 핸드 셰이크는 자연 최고의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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