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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28. 2023

2일간의 금식이 가져다준 것

마음속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 반창고

 과거의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20대 시절이야 운동도 많이 하고 걸어 다니는 시간도 많아서 많이 먹어도 그만큼 소비하는 행동을 많이 해서 살이 찌는 일은 없었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괜찮았다고 느꼈는데 40대가 될 때까지 이런 습관을 가졌더니 역대 최고의 몸무게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고 살이 찌니 게으름은 왜 같이 왔는가?? 운동을 점점 멀리하며 누워있는 나의 모습이 익숙해져만 갔다. 매년 받는 건강검진이 두려워지려는 때에 현미식물식을 하면서 8개월의 시간 동안 25kg을 감량하고 다시 살이 조금 찌기는 했지만 과거의 100kg을 넘지는 않고 있다. 90kg 왔다 갔다 하고 있지만 다시 철저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목표 체중인 72kg을 유지할 것이다.


 갑작스럽게 금식을 한 이유는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워서였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못 느낄 정도로 혼란한 마음을 추스르다가 하루가 지난 것을 알게 된 후 한 2일 더 굶어도 별 문제없을 것 같아 금식을 했다. 생수 500ml 한 통에 의지해서 하루를 더 보내니 곡기를 끊은 일반적인 상태로 몸의 힘이 점점 없어져 감을 느낀다. 그냥 누워있고 싶고 모든 의지가 없어져 간다. 마음에 집중하기 위해 금식을 했는데 의지가 없어지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역시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연약한 몸이 함께 있다면 나쁜 생각에 저항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워서 책을 읽고 생각하다 다시 책을 읽고 천천히 글을 써본다. 그때 나의 감정과, 지금의 내 감정의 차이를 생각해보고 왜 화가 났는지, 왜 이해할 수 없었는지 떠올려본다. 며칠 전에 들었던 말은 일종의 도화선이었다. 내 마음속에 시한폭탄이 있었기 때문에 도화선에 불이 붙어서 시한폭탄이 터져서 내 마음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이다. 나는 왜 내 마음속에 시한폭탄을 감쳐두고 있었던 것일까?? 상처받고 미해결 된 감정의 잔재들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서로 뭉치고 뭉쳐서 나도 몰랐던 폭탄이 되었던 것이다. 누구나 상처받을 수 있고 누구나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우리가 손가락에 작은 상처가 나면 소독하고 연고 바르며 반창고를 붙이는 것처럼 마음의 상처에도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며 반창고를 붙여 아물 때까지 잘 살펴봐야만 마음속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마음속 상처를 소독하고 연고 바르며 반창고를 붙이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위로가 눈물을 그치게 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상처의 위치가 어디인지 모른다. 오직 나만 상처의 위치를 알고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다행히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쓰기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다. 글쓰기가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을 경험하며 다시는 마음속 시한폭탄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을 상처 내는 날카로운 말과 나를 무시하는 시선에서 자유할 수 있는 강한 마음의 근육을 키우며 더 큰 마음의 그릇을 빚고 그릇의 밑에 이렇게 쓸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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