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나에게 멕시코는 칸쿤을 신혼여행지로 딱 한 번 염두했던 곳으로 큰 접점이 없는 나라이다. 영화 <코코>를 보면서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 전개의 특이점을 느꼈을 뿐 미국 아래 위치한 중남미 국가라는 것을 제외하고 멕시코의 문화가 어떠한지 잘 몰랐다. 단 한 번도 여행을 가지도 않았고 멕시코로 여행을 계획한 적도 없기에 더욱 생소하고 낯선 나라였다.
최근 나의 글쓰기 선생님이신 스테르담 작가님께서 멕시코에 계시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점점 관심이 생겼다. ‘멕시칸 타임’으로 유명한 멕시코 특유의 관대한 시간 문화도 신기했고,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시간에 관대할 수 있는 이유도 궁금했다. 문화는 오랜 시간 그 땅을 살아왔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축적되어 온 것으로 맞고 틀림의 시각이 아닌 있는 그대로 봐야 할 그들의 삶이자 전부이다.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이 브라질을 제외하고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멕시코도 공식 언어가 스페인어라고 생각했지만, 멕시코에는 스페인어를 제외하고도 무려 68개나 되는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이것이 멕시코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 깨진 첫 번째 사례이다. 멕시코에 대한 무지이자, 잘 알려고 하지 않았지만 멕시코 언어에 대한 다양성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사실 아메리카 대륙은 본래부터 원주민이 살던 땅이었지만 신대륙 발견에 열을 올리던 대항해시대에 유럽인들이 이주하여 식민지를 만들기 위한 정복전쟁으로 경쟁하듯이 탐험하던 미지의 땅이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바이킹이나 어부들이 오래전부터 아메리카 대륙 해안 인근까지 진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유럽인들에게는 낯선 땅은 아니었다.
멕시코도 마야 문명이 지배했던 곳으로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철저하게 짓밟히고 멕시코 특유의 문화가 파괴되었다.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하고 1821년 독립될 때까지 누에바에스파냐(새로운 스페인)의 관할 지역인 멕시코는 지금의 미국 남부지역인 텍사스와 네바다, 캘리포니아 주의 땅을 지배했었다. 하지만 텍사스 독립 전쟁에 패하면서 미국에 영토를 빼앗겼고 지금의 국경을 형성하였다.
만약 텍사스 독립 전쟁에서 패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북중미 국경은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사에 있어서 만약은 없기에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할지도 모르나 과거의 영광 속에서 벗어나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NAFTA 협정을 통해 긴밀하게 교류하며 현재를 살고 있다. 하지만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며 타코, 토스타다, 부리또와 같이 다양한 음식으로 발전시킨 멕시코만의 문화는 잊지 않았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 지역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될 멕시코, 기회가 되면 한 번 여행을 꿈꾸게 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버리게 만들어준 나라이다. 특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은 태도를 경계하며 관심이 없어도 기본적인 문화 정도쯤은 알아야 하는 소양을 가지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받아들이는 수용적인 자세와 시야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로 삶을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을 가지며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이라는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