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모든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by 조아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라는 항목이 있을 것인데 장모님의 오랜 소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칠순에 가까우신 분을 혼자 산티아고로 보낼 수는 없어 모시고 가려고 했지만 직장인으로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기간만큼 휴가를 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기에 계속 다음으로 미루고 있었다. 하루 바삐 소원을 이루고 싶으셨던 장모님은 힐링스쿨을 통해서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에 참여하셨고, 전 구간은 아니지만 순례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 산티아고 순례길 전 구간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무엇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 올려져 있으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것일까? 우리 한국인에게 익숙한 십 리(4km)를 하루에 간다고 하면 순례길은 200일이란 시간 동안 매일 걸어야 하고, 만약 백 리는 하루에 간다고 한다면 20일이란 시간 동안 걸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순례길은 평지만 있지 않기 때문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만나 도전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다. 천 리 행군을 밥 먹는 하는 특전사 요원들도 천 리 행군을 두 번 해야 하는 거리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고통과 고난의 시간을 걷고 있는 인생길과 유사하기에 많은 이들이 이곳으로 모이게 한다.

순례길의 지점을 통과할 때마다 얻게 되는 순례길 여권 속 스탬프를 채워가는 과정에는 각자의 사정으로 순례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과의 만남과 고단한 육체에게 멈춰 섬과 휴식의 기쁨을 주는 알베르게에서의 하루가 담겨 있다. 순례길을 걷는 공통의 목표로 인종과 국적을 뛰어넘어 슬픔과 고통, 기쁨을 나누며 서로를 응원하고 최종 목적지까지 무사히 당도하기를 기도한다. 혼자 걸어야 하지만 결코 혼자 걷는 것이 아닌 순례길은 마치 나의 루틴, 글루틴과 동일이다. 글쓰기도 결국 혼자 써야 하는 것이지만,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이자 같이 참여하는 작가님들과 함께하는 글루틴은 순례길과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생은 해석하기 나름이고, 의미를 부여하기에 따라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하찮은 존재처럼 보여도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의 가치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인생길과 같은 순례길을 걸으며 마주친 자연과 그들의 숨결, 그 길을 함께 걷는 순례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땀방울은 인생에 대한 진정성과 간절함을 느끼게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출발점에선 순례자들이 매일 걷고 또 걸으며 인내로 견디는 사람에게만 산티아고 성당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나의 인생길도 견딤이 쓰임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신은 행복을 찾는 사람에게 행복을 선물하지 않는다. 다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일을 하게 만들어 주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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