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답을 알고 있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당신에게
한국인의 최애 간식 떡볶이, 부산에 이사 와서 알게 된 다리집을 매주 가면서 떡볶이는 나에게도 쏘울 푸드가 되었다. 처음 시작한 곳에서 포장마차 형태로 운영하였는데 고객 다리만 보인다고 하여 다리집으로 불렸다는 이곳은 떡볶이도 맛있지만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는 오징어튀김은 정말 환상의 궁합이었다. 세월이 흘러 주인아저씨에서 아들이 운영하고 나도 다른 동네로 이사 가면서 더 이상 가지 못하지만 떡볶이 하면 머릿속에는 온통 다리집뿐이다.
몇 년 전 본가 근처에 ‘덴푸라 마켓’이라는 새로운 분식집을 알게 되면서 튀김 장인이 만들어내는 튀김을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으면서 다리집 떡볶이가 생각난 이유도 오랜 기간 ‘떡볶이 하면 다리집’이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떡볶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다리집은 나의 머릿속에 오랜 기간 자동적으로 ‘떡볶이=다리 집’으로 각인된 개념이다. 비단 나의 경우처럼 떡볶이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사람들을 마치 아기 새가 알을 깨고 나와 처음으로 보는 존재를 엄마로 인식하는 각인(imprinting)처럼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된다.
우울증은 반대의 경우인데 매스컴에 극단의 상황만 노출되다 보니 우울증은 무조건 안 좋은 것이며, 자살의 원인이라고 치부하는 경우이다. 물론 자살의 원인 중 상위 랭크에 있는 것이 우울증이긴 하지만 우울증이 있다고 무조건 자살하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이 나쁘다고 해서 극도의 흥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좋지 않으며 적절한 우울증은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살을 떠오르게 만드는 우울증은 정신의학 전문의의 소견대로 약물치료든 입원치료든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일상생활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이 조현병으로 변경될 것처럼 정신 관련 질환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우울증은 더 이상 치부가 아니며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우울 증세를 겪을 수 있다. 누구도 우울증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고 누구도 우울증에 대해 비난할 수 없으며 안 좋은 것이라고 매도할 수도 없다. 좋고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하냐 건강하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울증에 대한 자세를 달리해야 한다. 누구나 우울한 기분이 들 수 있고, 우울한 감정 속에서 침통해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우울한 감정이 극단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금 나의 감정에 솔직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오욕 칠정, 희로애락애오욕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이런 감정에 대한 반응 또한 자연스러워야 한다. 우울한 감정이 있다고 뒤로 숨지 말고 당당해지자. 심지어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약물 복용을 한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감정이 주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잘 조절하도록 노력하면 우울한 기분도, 극도의 흥분된 기분도 나의 감정이 되어 나의 마음 그릇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