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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Feb 01. 2024

이분의 일

목표의 중간 지점에서 저편을 바라보기

 올해 목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자연스럽게 생겼는데 브런치 스토리 1,000개의 글을 발행하는 것이다. 아이가 이런 내 바람을 알게 되어 1,000개의 글쓰기를 하면 작가 자격증을 만들어 준다고 해서 더욱 동기부여되고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하루에 2개의 글쓰기를 하면 충분히 가능하고 하루 1.5개의 글쓰기를 해도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어제 벨트 수선에 대한 글쓰기를 마무리하며 딱 500개의 글쓰기 콘텐츠를 생산했다. 500이란 숫자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을 했다. 글루틴 15기 시작의 출발점인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앞으로 나는 어떤 자세로 글쓰기를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다. 하지만 답을 바로 찾을 수는 없었다. 앞으로 계속 글쓰기를 하면서 시행착오 속에서 답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목표를 설정할 때 거의 대부분 정량적 잣대를 가지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쓰기에 있어서는 정량적인 기준보다 정성적인 기준이 더욱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정성적인 기준은 전문가 수준의 작가에게 해당되기에 나처럼 초보 수준을 겨우 벗어난 사람에게는 적용시키기 어렵다고 본다. 글쓰기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잘하고 싶고, 완벽하게 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나에게 항상 ‘잘’을 빼고 글쓰기는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작가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글쓰기는 오직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글을 써야만 한다. 그것도 규칙적으로 자주 써야지만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고, 더 높은 수준의 글쓰기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숙성돼야만 명품으로 사람의 미각을 만족시키는 와인처럼,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쉽게 표현하자면 글쓰기에 있어서는 거저먹으려고 하는 못된 심보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글을 베껴서도 안 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써서도 안 되는 글쓰기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나의 과업이자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베끼는 순간 창작물이 아닌 복사본이 되는 것이고, 내가 아닌 타인이 쓰면 남의 작품이 되는 글쓰기는 내가 해야 의미 있고, 내가 했기에 가치가 부여되는 신성한 존재임을 느낀다.


 매일의 글쓰기를 하면서 먹잇감을 찾아 떠도는 맹수처럼 새로운 글감을 찾고 수집하지만, 의미 있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시선이 아닌 작가의 시선으로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발견하고 평이함 속에 가치로움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끊임없는 질문을 나에게 묻고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내 사고의 깊이는 깊어지고 넓이는 넓어지리라 믿는다.


 글쓰기는 생각의 성장점을 자극해서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로 인도하는 가이드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상상의 세계 속에서는 가능한 일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나약한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협력하며 끊임없이 갈구했던 인간의 도전 정신의 표상이자 모태이다. 불가능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가능으로 만들었고, 상상 속의 일들을 현실의 일로 이끌어 내었다. 이렇듯 글쓰기는 도전이자 현실의 발전을 만들고, 글쓰기를 하는 사람을 성장의 기쁨을 맛보게 한다.


 이 세상 어떤 것보다 달콤한 성장의 기쁨은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결코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 인생의 태도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남과 비교하거나 조급한 마음에 불안에 떨지 않도록 냉정한 이성과 꾸준함의 힘을 키워야 한다. 지질학이 시간과 압력에 대한 분야이라면 글쓰기는 시간과 인내에 대한 분야이기에 시간의 축적과 인내의 감내를 아는 사람만이 진지한 글쓰기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양질전환의 법칙을 믿으며 ‘양의 글쓰기’를 하고 있는 나에게 브런치 스토리 1,000개의 글을 발행하는 것은 ‘질의 글쓰기’로 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글쓰기는 일단 써야 한다. 고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와도 일단 써야 글이 된다. 이 글에 대한 판단은 오직 독자의 몫이며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내 글쓰기는 또 다른 성장을 하게 된다. 오직 높은 곳만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이 아닌, 넓은 세상 곳곳을 바라볼 수 있는 잠자리 눈을 가진 작가의 시선으로 ‘질의 글쓰기’를 하는 날을 꿈꾸며 소망한다.


#에세이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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