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내가 보낸 하루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글쓰기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개인적인 소망이지만 죽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계속하고 싶다.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기 전 5-4-3-2-1 거꾸로 숫자를 외치는 ‘5초의 법칙’을 실천하고 침대가 주는 안락함과 따뜻함에서 벗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곧장 화장실로 간다.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너를 사랑해 너를 보고 있어 너를 믿어 우리 해보자”를 외치는 이유는 하루의 시작인 글쓰기를 위한 준비운동이다. 요즘 나의 모든 것은 글쓰기에 집중되어 있다. 본캐는 직장인이지만 부캐인 독서가와 작가가 본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을 정도로 책읽기와 글쓰기에 진심이다.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함이 아닌 수 십 년 동안 이력서의 취미란을 차지해 온 독서라는 것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맞는지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 증명의 일환으로 나는 글쓰기를 한다.
글쓰기가 내가 보내는 하루의 시작이 되면서부터 모든 것은 글쓰기를 위해 하는 행위가 되었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의 표정과 광고, 날씨, 신문 기사 등 모든 것이 나의 글쓰기 글감이 된다.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과 위대함을 찾아내는 작가의 시선이 점점 나에게도 보이고 있고 내 주변의 모든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그 의미로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를 배우고 있다.
글쓰기로 시작하는 하루는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 준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요하고 적막한 새벽을 깨우고 책이 주는 영감과 만년필의 필감을 느낄 수 있는 소리로 채워지는 종이 위에서 나는 작가의 생각을 훔쳐 나만의 것으로 다시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이 보면 ‘만고 네 생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내 생각이 맞기에 다른 변명을 할 수 없고 하기도 싫다. 나의 글쓰기의 첫 독자인 내 자신에게 보인 나의 글쓰기를 SNS에 올리면서 내가 하루를 시작했음을 세상에 알린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의 글쓰기는 찬란한 태양처럼 어두운 미명을 깨우고 매일 떠오를 것이며 나의 무지함과 어리석음을 지혜와 혜안으로 채워줄 것을 믿는다. 글쓰기는 나의 하루의 시작이며, 성장하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