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음식의 여행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인간에게 가장 원초적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것이다. 초기 인류는 배고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먹고살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높은 나무 위에 달린 맛있어 보이는 열매를 따기 위해 나무에 오르기도 했고, 무시무시한 엄니를 가진 야생 멧돼지를 잡기 위해 피부가 벗겨지고 피를 흘릴 수밖에 없는 사투를 벌이기도 했을 것이다.
수렵과 채집에 의존하던 인간의 먹고사는 문제는 ‘농업 혁명’을 통해 최초로 재배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이는 농기구와 식기의 발달을 가져왔다. 점점 불을 사용하며 보다 생존에 유리한 음식을 만드는 재미를 알게 된 인간은 원시적인 생존을 위한 요리가 아닌 미식을 위한 요리로서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돼지고기, 소금, 꿀, 칠리, 쌀, 토마토, 카카오 7가지의 식재료가 언제 처음으로 인간에게 다가왔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단지 추측만 할 뿐이다. 하지만 이 식재료는 단 곳에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세계 각 지역으로 전파되며 각자의 음식을 만드는 식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특히 소금은 로마시대부터 급여로 지급될 만큼 식재료가 아닌 다른 가치를 인정받으며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었고, 음식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로 각광받았다. 네덜란드의 청어가 유명해진 비결이 바로 염장 기술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금이 없이는 청어의 부흥도 없었을 것이다.
소금뿐만 아니라 나머지 6가지의 식재료는 지금 일상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자주 접하는 식재료가 되었지만 그 시작은 구할 수도 없고, 자주 먹을 수도 없는 귀한 대접을 받았던 식재료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 ‘희소성의 원칙’에 의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으며 인류의 역사 속에 자리 잡은 식재료가 미친 영향은 실로 위대하다.
인간의 오랜 염원 중 하나였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식탁을 보다 영향학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었다. 대항해의 시대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며 한 지역의 상징하는 문화적 가치를 만들기도 하였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음식이 인간에게 전해주는 가치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생존의 목적을 넘어 인류 발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역사적 가치와 문화 종교적 가치를 담은 타임캡슐과도 같은 것이다. 오랫동안 그 지역에서 전해 내려 오는 식문화를 통해 민족의 음식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음식을 먹고 나누며 민족의 정체성과 식재료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도토리를 먹으며 자란 스페인의 이베리코 돼지보다 제주 흑돼지의 삼겹살이 한국인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처럼 7가지 식재료는 익숙함을 넘어 너무나 자연스러운 ‘아는 맛’이 되어 인간을 미식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세계로 전파되며 식문화의 변화를 야기한 식재료는 매일의 식탁 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음식의 향연을 벌여 인간의 미각을 즐겁게 한다. 입속에서 퍼지는 미각의 여행은 끝나겠지만 몸속으로 들어가 DNA 저장되어 대대로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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