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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r 12. 2024

혼자 읽기를 넘어 같이 읽기의 힘

책친구와 함께 읽고 나눔으로 누리는 즐거움

 아내는 내 친구의 이름뿐만 아니라 직업, 사는 곳 등 자세한 것까지 다 알고 있다. 아내가 외향적인 성향에다 기억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자주 소통하고 만나는 친구는 세 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와 아는 사람에 대한 구분이 엄격한 편이라 알고 있다고 해서 친구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내가 만나는 세 명의 친구는 학교 동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20대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 철부지였던 사람이 이제 조금 성숙해진 모습을 모두 보았기에 더욱 소중한 존재이다.


 작자의 하는 일은 다르지만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먹고사는 일이 더 중요하기에 연락의 텀이 길어질 때도 있지만 문득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은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며, 그들로 인해 삶의 풍요를 누림을 고백한다. 그들이 사는 이야기, 그들의 직장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기도 한다.


 이런 나와 반대로 아내는 친구가 많다. 많아도 너무 많아서 나는 이름조차 외울 수 없고, 외웠던 이름도 헷갈릴 때가 많다. 친구뿐만 아니라 선배, 후배 등 아는 사람이 많아 수시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주말에 종종 만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아는 사람이 많은 아내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내 성향상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이 쉽지 않기에 나는 내 능력 범위 내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좋다.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닌 서로의 안부를 진심으로 묻고, 혹여 어려운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술을 마시지 않기에 어느 모임에 가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주목받을만한 행동을 하지 않고 조용히 왔다가 가는 편이며 모임도 어쩌다 한 번 참석하는 편이라 사교모임은 내 성향에 맞지 않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는 것을 더 선호하기에 더 친구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연락하고 지내는 세 명의 친구는 나의 책 읽기와 글쓰기 생활을 알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지지해 준다.


 특히 친구 S는 브런치 스토리의 열혈 구독자로 매일 업로드된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 준다. 육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라도 만날 수 있고, 내 글을 친구와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사실 나보다 천부적으로 글을 잘 쓰는 친구 K에게 글쓰기를 추천하기도 했는데, 사실 그와 함께 글쓰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물어본 것이었다. 본업 또한 기자로 상당한 그의 글쓰기 수준을 옆에서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변에 나와 결을 같이하고 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만나면 책 읽기와 글쓰기가 가능할 것이다. 아직 책모임에 대해 심사숙고하며 알아보는 이유도 나와 결이 같은지를 파악하고 있는데 책모임은 책을 매개로 만나는 관계이지만 결국 사람이기에 나와 맞고 맞지 않음이 책 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책모임은 단순히 책을 읽고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 후기에 대한 살아 있는 이야기의 현장이 되기에 더욱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격려해 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책이 주는 지식과 지혜를 넘어 인간과 인간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책모임에 주가 되면 안 되겠지만 책모임을 지지하는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관계의 문제는 정말 중요하다.


 결국 문제는 관계로 귀결되기에 책모임을 하기 전부터 좋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아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아직 어떤 책모임에 참여할지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혼자 책 읽는 기쁨보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배가 되는 즐거움이 있는 모임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내가 행동하기 나름이겠지만 내 생각과 다른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보이는 것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를 원한다.


 인생의 목마름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어떤 목마름이냐에 따라 문제는 달라질 것이다. 또한 인생은 결코 혼자서만이 사는 것이 아니기에 혼자 책 읽는 것보다 함께 읽고 나눔으로 더욱 다양한 책의 의미와 가치를 누리는 책모임을 만들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책모임을 직접 경험하고 책모임의 가치를 빛낼 수 있는 참여자의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다. 책모임의 리더도 단순히 사람을 모아 책을 나누는 것이 아닌 관계를 유지하고 그 속에서 책 친구의 관계를 맺는 것이기에 리더의 역할까지도 옆에서 보고 잘 배울 것이다.


#몹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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