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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pr 03. 2024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

회사의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


 황유진 작가님의 책, <어른의 그림책>을 읽고 책장에 있는 그림책 몇 권을 보았는데, 한 글자도 없이 의미를 전달하는 그림책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책에서는 작가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오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글자를 써 놓았는데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 박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을 위한 배려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좋은 책은 나이, 학력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법칙은 아니다. 함께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의 직장 이야기를 예를 들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용어나 축약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례도 있다. 한 조직에서 공통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일반적인 잣대를 적용하면 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암호와 같을 수도 있다.



 10여 년이 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도 내가 소속된 회사의 언어에 적응되었고, 심지어 일상생활 속에서도 나도 모르게 회사의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익숙해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지만  시켜서 사용하는 일이 많았기에 처음부터 왜 이런 언어와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언어 사용의 이유를 모르고 사용하다 보니 의미 전달이나 설득을 위한 표현은 그저 먼저 작성된 품의 속 문장을 그대로 베껴 쓰기만 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속담처럼 단어 하나, 문장 기호 하나에 따라서 전체적인 뜻이 달라질 수도 있는 회사의 언어는 주로 계약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분쟁의 소지도 많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 회사의 언어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전 사례를 참고하거나 인용하는 이유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언어는 창의적인 표현을 하라는 압박을 받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의 언어에 창의적 표현이란 옷을 입을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만약 내가 창의적인 표현이라 쓴 문장이 조직 문화에 맞지 않거나, 분쟁의 씨앗이 된다면 회사의 언어로 인정받거나 사용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결국 회사의 언어는 의사 결정을 받기 위해 진행되는 과정 속 결재를 받아야 하는 소수의 의사 결정권자들을 설득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될 것이다. 그래서 조직 문화에 맞는 표현, 의사 결정권자가 진행하고자 하는 사항에 대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 쉽게 쓰이지 않는다. 그런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문서를 읽어보고, 지금 내가 해결해야 될 사항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한 후 나에게 맞는 표현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이 없다는 말처럼 회사의 언어도 앞서 작성된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상황이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는 회사도 지금은 전자 문서를 통해 결재를 올린다.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작성한 서류를 출력해서 가지런히 정리한 후 결재판을 이용해 직속상관에서 보고하기 위해 기다리고, 특히 그분의 기분이 어떤지 심기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살필 수 있는 눈치가 있어야 했다. 아무리 어려운 의사결정 사항이라도 그분의 기분이 좋으면 쉽게 결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사의 언어는 연차가 오래되었어도 늘 어렵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회사의 언어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밥벌이를 위해 필요한 언어이다. 이제 사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회사의 언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앞으로 사용될 회사의 언어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회사 언어 목표이자 회사 문화와 의사 결정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감각적인 글을 쓸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 오쿠나 노부유키 / 더 퀘스트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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