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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pr 24. 2024

에디토리얼 씽킹

편집과 창조적 사고

 나는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결혼한 지 10년이 다 돼가는 아내도 나를 볼 때면 ‘사람 참 특이하다’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사실 나도 이런 점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며 나 스스로 특이한 것을 좋아해서 무의식적으로 특이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는 남에게 없는 것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흔한 것은 나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하며 물건의 욕심이 많은 나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나는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하며, 오직 나에게만 있는 특이함을 최고의 선으로 삼고 나만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중간이 없는 사람이다.


 물론 이런 나의 특이함이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기도 하고 불쾌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에게 좋으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당장 그만두거나, 그것을 버린다. 나의 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 절대 가지면 안 되는 것이다.


 나만의 만족을 위해서만 살고 싶다면 아무도 없는 산속으로 들어가 혼자 무위자연을 벗 삼아 살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삶을 원하지는 않기에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나의 특이함이 확장되기를 원한다. 이런 확장을 위해 작년 최인아 작가님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라는 책을 통해 ’ 밀도‘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시간의 밀도에 대해 집중하면서 하루 86,400초의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이전의 생활 패턴을 버리고 새로운 패턴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이다. 이런 노력으로 ’ 시간의 밀도‘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제 ’ 의미의 밀도‘로 확장하는 훈련도 하고 있다. 이 세상에 없는 것과 있다가 사라진 것에 집중하면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는 중이다.   


 ’ 의미의 밀도‘에 집중하는 행동은 결국 나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에디팅이라면,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에디터다. 편집은 결국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라는 최혜진 작가님의 주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편집은 기존에 존재했던 것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래서 최혜진 작가는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찰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이라고 에디토리얼 씽킹을 정의했다. 아무리 가치 있는 의미를 만들었다 할지라도 내 안에만 있다면 그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따라서 의미를 전달하는 효율적인 방법인 편집으로 밖으로 꺼내 알려야 하는 것이다.


 내 안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의미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통해 다듬어지고 편집을 통해 가공되어 밖으로 나올 때  설득력 있고 구조화된 사고가 될 수 있다. 이런 사고의 축적이 의미의 밀도를 높이며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특별함을 선물한다. The Best가 아닌 The Only를 위한 노력은 이런 사고방식에서부터 시작한다.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에디토리얼 씽킹을 해야 한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를 뿐이다. 다름을 보고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며 새로움을 추구할 때 진정 에디토리얼 씽킹은 더 높은 차원의 의미로 나를 이끌어 줄 것이다.



에디토리얼 씽킹 / 최혜진 / 터틀넥프레스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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