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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03. 2024

기질을 알면 성격이 보인다

기질 유형에 따라 그룹 만들기

 감정코칭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아주 특별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부부 관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나의 경우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다른 환경,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온 성인이 만났기에 서로 충돌하고 상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때마다 아내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할까, 왜 저렇게 행동할까, 굳이 저 정도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아내의 사정을 모르는 나는 아내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이는 당연한 이야기로 내가 아내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아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인데 당시 나는 아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내가 아내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었다.


 심지어 아내의 마음을 알려고 시도하지도 않았고, 아내에게 질문하지도 않고 내 기준대로 아내를 판단해서 이해하려고 했다. 이는 아내가 나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망각한 체, 모든 것을 나의 기준에 맞추려고 했던 시도에서 비롯되었고 이런 우를 지속하게 된다면 결코 원만한 부부관계가 지속될 수 없고 갈등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 나랑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외형적으로 구별하기 하기 어려운 쌍둥이의 경우에도 서로 다르며,  비슷해 보이는 성향도 따지고 보면 똑같은 경우는 없다. 기질은 태어나는 순간 정해진 것이기에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일부 변할 수도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기질이다.


 기질(Temperament)은 감정적, 행동적 양식의 개인 차이로 영유아기 때부터 이미 나타나므로 생물학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기질에 따라 감정성, 활동 수준, 사회성, 충동성 등이 결정되고 생물학적 건축단위로서 차후 성격 발달에 영향을 준다.


 인간의 성격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던 고대 시대부터 기질에 대한 연구는 시작되었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점액질, 우울질, 담즙질, 다혈질로 기질 유형을 나누기도 했는데 이 기질 유형에 따라 성격 유형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기질 검사에 대한 정확한 도구나 장비가 없었는데 이러한 접근을 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후 기질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고 영유아 시기부터 기질을 파악하려는 종단 연구를 통해 기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기질에 대한 연구 중 Thomas & Chess는 허버트 버치의 분류법에 기초하여 9가지 기질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기질에 대한 연구가 가장 대표적이다.



 Thomas & Chess는 활동성, 규칙성, 접근/회피, 적응성, 기분, 산만함, 반응강도, 지속성, 반응역치 9가지 기질 특성을 통해 사람들의 기질을 연구했다. 기질 특성에 따라 기질을 순응형, 체제 거부형, 대기만성형, 혼합형으로 구분하는데 테스트 후 기질별로 그룹을 정해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기질 별로 그룹을 만들었고, 이들에 특성에 따라 그룹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체험했기에 기질의 특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단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옆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고 나와 동일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나는 혼합형 기질로 순응형과 체제 거부형, 대기만성형의 복합 기질이었는데 세 기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유형이었다. 때론 순응하기도 하지만 과거 이해할 수 없는 대목에서 왜 그런 맹목적인 거부 반응을 보였던 나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대로 하려고 시도하는 나의 성향도 대기만성형의 기질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질을 알면 성격을 알 수 있고 보다 나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주며 타인과 관계를 맺고 한 집단에 소속되어 생활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내가 타인을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 그들의 속사정을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주기에 가능하다.


 반대로 접근해 보아도 나의 행동과 생각도 타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기질을 이해한다면 알기 전보다 타인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기질은 감정적, 행동적 양식의 개인 차이이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유형일 수 있지만 완전히 나와 같을 수는 없다.


 이는 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며 내가 선택하고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내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내 성격을 이해하기보다는 이런 성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연구하면서 내가 나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통해 나는 점점 나에게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다.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내가 그렇게 행동했고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는 상황 속 나의 어떤 기질이 발현해서 성격이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기질을 알면 성격을 알고, 성격을 알면 행동이 눈에 보인다. 물론 기질대로 행동하는 경우만 있지는 않지만 기질을 통해 이해와 시선의 폭을 넓힌다면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기 쉬을 것이다.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의 행동이 기질에 대해 배운 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아직 성격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지만, 이미 태어나면서 결정된 아이의 기질에 의해 나타나는 성격을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과 겹쳐지는 사건들에 깜짝 놀랄 때도 있지만 나는 아이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방법으로 아이와 관계를 맺을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 몇 개나 있으랴마는 순간적인 감정에 사로 잡혀 화부터 내고 소리지르는 것이 올바른 훈육이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 아이의 기질을 알기 위해 말없이 지켜보고 관찰할 것이며, 나로부터 세상에 나왔지만  기질을 통해 나와는 전혀 다른 존재인 아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https://youtu.be/hhloCiQ-xJ4?si=tmUuGuZwxawAvv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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