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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02. 2024

변화는 지속할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

걸어본 사람만이 걸을 수 있다

 나는 모 아니면 도의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서 하나에 빠지면 그것에 몰입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하나에 빠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비주류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속이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이라 시작보다는 마무리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끝까지 해내는 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끝을 보기 위해 미련할 정도로 하는 때도 있다.


 지난 5월에는 매일 나의 하루를 채워주는 루틴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 건강의 이상 신호를 감지하기도 했지만 매일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작가의 체력을 키우기 위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원시인의 삶 따라 하기>라는 콘셉트로 걷기, 먹기, 자기 분야에 대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적용 가능한지를 실험해 보았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했지만 이 모든 것을 하고 싶다는 욕망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에 하던 책 읽기와 글쓰기 루틴에 원시인처럼 하는 루틴을 잘 혼합할 수 있느냐였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에 빠지는 나이기에 본격적으로 원시인의 삶을 따라 했던 주에는 과도하게 걷고 잠자는 시간도 줄일 정도로 걷는 것에 집중했다. 걷는 것은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하루 오천 보도 안 걷던 내가 하루 만 보 이상 걷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지만 맨발 걷기를 시작한 이후 걷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터벅터벅 걸으면 복잡한 머릿속도 정리되는 듯했다.


 얼마나 걷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하루 이만 보를 걸었던 날도 있었고, 하루 만보 걷기라는 목표를 상향 조정해서 만 오천보, 15km를 걸으려고 했다. 걷는 것을 운동으로 생각조차 안 했던 내가 ‘하루 15km 걷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걷고 또 걸었는데 평소 걷지 않았던 습관으로 길들여진 내 몸은 여러 가지 거부 반응을 나타냈다. 가장 큰 거부 반응은 피로감인데 하루 이만 보를 걸은 날은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 정도로 정말 피곤했고 다음 날 새벽기상도 불가능할 정도였다.



 지난 2년 간의 새벽기상 습관 덕분에 아무리 피곤해도 일어나기는 했어도 머리가 상쾌하거나 개운하지 않고 찌뿌둥함이 온몸을 지배하는 하루의 시작은 기분마저 좋지 않게 했다. 그래서 현실을 직시하고 상향했던 목표를 다시 만 보로 재조정했고, 매일 만 보를 걷는 힘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며칠의 이만 보를 걸었던 경험은 내 욕심이었고 하루의 온전함을 방해하는 걸림돌이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하루 만 보의 걷기가 일상적인 루틴으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느냐였기에 매일 지속하는 경험이 필요했다.


 요즘 매일 만 보 이상 걷기 위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갈 정도로 일상 속에서 걷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당연히 걷는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어서 걷기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살았지만,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라지게 만든 첫 단추가 직립 보행, 두 발로 걷게 되면서부터라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직립보행으로 두 손이 자유를 얻으면서 걸으면서 다른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음으로 말미암아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걷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초보인 나에게는 매일 만 보를 걷는 경험이 필요하다. 물론 만 오천보 이 만보도 걸을 수 있겠지만 이런 욕심은 내일의 루틴을 방해할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여도 매일매일 만 보를 걷는 경험이 하루씩 축적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하루 만 오천보, 이 만보를 걸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매일의 노력으로 만 보의 경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며 하루의 루틴을 보다 다양함으로 채우게 된다면 과거 원시인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꾸었던 것처럼 나는 성장의 열매를 맛보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6월 내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만 보를 걷는 체험을 경험으로 만들어야 한다. 만 보를 걸어본 경험 없이는 절대 만 오천 보, 이만 보의 걸음을 매일 지속할 수 없다. 단 한 번, 단 하루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며, 터무니없는 욕심이다. 매일 지속할 수 있는 힘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매일매일 성취하는 작은 목표, small things often을 현실로 만드는 경험을 통해 원시인처럼 걷는 습관을 만들 것이다. 습관은 행동을 변화시키고, 행동은 인생을 변화시켜 운명을 바꿀 것이다. 이 작은 습관에 집중하며 내 인생을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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