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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28. 2024

원시인의 삶 따라 하기 실전편

생존하며 성장하라

 건강하게 글 쓰는 삶을 위해 고민하다 떠오른 <원시인의 삶 따라 하기>라는 영감은 4편의 글과 함께 지난 일주일 동안 실생활에서 적용하고 실험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 걷기, 먹기, 자기 세 가지 영역에서 현대인으로 살면서 원시인의 삶을 산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기에 지금 나의 생활 패턴에서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기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생활에서 원시인의 삶을 살기 위해 걷기, 먹기, 자기 영역에서 목표를 설정했는데 걷기는 하루 15,000보, 먹기는 하루 두 끼 식사와 12시간 공복 유지하기, 자기는 하루 8시간의 수면 시간 보장하기였다. 잠을 자야 하는 8시간을 제외하고 16시간 동안 적용해 보니 걷는데 최소 2시간이 필요했고, 책 읽고 글쓰기를 하는 시간 3시간이 필요한데 11시간 동안 회사 업무도 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주말, 공휴일 구분 없이 매일 똑같은 삶의 패턴을 이어간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일주일 동안의 테스트 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것이 늦어도 9시 전에 잠들어야 했었는데 단 한 번도 9시에 잠든 날이 없을 정도로 자기 영역에서는 낙제점을 받기 충분했다. 원시인의 삶을 따라 하기 전보다 수면 시간이 줄어들어 과거의 멍한 상태를 다시금 느끼고 있다.


 따라서 원시인의 삶 따라 하기를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9시 전에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새벽 기상을 포기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지난 2년 동안 치열하게 싸워 얻은 새벽 기상의 습관을 버리기에 너무 아까웠고, 지금도 알람 없이 일어나는 몸의 반응을 거부하기 힘들었다. 새벽 기상으로 누리는 기쁨이 더 많았기에 9시 취침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서 이번 주에 테스트할 생각인데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9시에는 무조건 잠자리에 들것이다.



 

걷기 영역에서는 매일 10km, 15,000보를 걸으며 원시인처럼 일상이 운동이 되도록 하였는데, 일주일 동안 몸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다가 일주일 내내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무리가 되었는지, 주말 동안 극심한 피로에 휩싸였다. 일요일은 비가 와서 맨발 걷기를 하기도 어려워서 집에서 푹 쉬었지만 온몸을 가득 누르는 찌뿌둥함과 피로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처음 목표를 10,000보로 잡았는데 하루 이 만보 이상을 걷는 날도 있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15,000보로 상향 조정했는데 일주일 정도 적용해 보니 아직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15,000보를 걸을 수는 있지만 혹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날은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을 줄여서 밤에 걷기 위해 나갔던 날도 있었다. 걷기, 먹기, 자기 중에 자기가 가장 중요한데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다른 영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보니 목표 수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 웨이팅 하고 있는 직장인에게 하루의 낙을 빼앗아 버린 선배의 만행에 억울함을 토로하는 장면처럼, 직장인에게 점심은 하루의 기쁨이자, 점심시간을 위해 오전을 견딜 수 있는 버팀목과 같은 것이다. 매일 도시락을 싸서 다기에 그런 기쁨을 잘 모르지만, 감사하게도 나는 매일 같은 메뉴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배고픔만 해결하면 되기에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도 없으며 꼭 이 메뉴를 먹어야 한다는 고집도 없다.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는 차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으며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습관이 생겨 지금도 함께 밥 먹는 것은 나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며 내가 누군가와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은 나에게 있어 엄청난 희생을 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를 것이다.


 

 먹기 영역에서는 <다이닝 노트>라는 앱을 활용해서 매일 먹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방금 생각한 것도 기억 못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일주일 전 점심으로 먹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매일 먹는 것을 기록하며 입의 즐거움을 위해 먹은 순간의 기쁨을 반성하고 몸의 즐거움을 위해 건강한 것을 먹어야만 한다는 의지를 불태울 것이다. 아직은 어렵겠지만 2주 단위로 24시간 공복을 하면서 몸에 항상 먹을 것이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긴장의 경고를 주려고 한다.



 지난 일주일 동안 원시인의 삶 따라 하기는 힘들었지만 몇 가지 부분을 보완하면 실생활에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낀 시간이었다. 직장인이라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을 버리고 일단 해야 한다는 다짐으로 적용해 보니 일상의 당연함이 아닌 소중함을 더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몸이 서서히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며 실생활에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내가 이렇게 원시인의 삶을 따라 하려는 목적은 건강하게 글 쓰는 삶을 살기 위함이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 생각 정리와 글감의 떠오름, 글쓰기 퇴고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새벽 기상과 원시인의 삶, 이 두 가지 테마가 나를 매일 새로운 존재임을 느끼게 할 것이며, 성장을 위해서는 생존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느끼도록 만들 것이다. 현대의 풍요로움이 내면의 빈곤이 되지 않도록 생존하며 성장하는 삶을 꿈꾸며 매일의 노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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