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취침과 수면의 질 높이기
나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낮보다 밤을 사랑하는 올빼미족으로 잠은 죽어서 평생 자는 것이라 여기며, 하루 3-4시간의 수면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수시로 하품을 하며 머리는 늘 멍한 채로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좀비와도 같았다. 이렇게 살았던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자는 시간을 줄여서 무엇인가를 한다면 누구보다 빨리 성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믿음은 무엇인가를 얻게 했지만 대신 또 다른 무엇인가를 잃게 만들었다. 최종적으로 잠 자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나는 몸의 회복력을 점점 잃어갔고, 집중과 몰입의 힘을 사용할 수 없어 시간의 효율성마저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 86,400초를 무의미하게 사용하는 날도 많았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잠만 자며 하루가 지나간 줄도 모를 정도로 시간의 흐름에 무감각해졌다.
항상 내 방은 밤늦도록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해가 뜨고 나서도 불이 켜져 있는 날도 있어 하루 24시간 동안 불이 켜져 있던 때도 있었다. 어두운 밤에도 환한 빛을 사용할 수 있다는 문명의 이기를 자랑하듯이 밤 생활에 심취해 있던 나는 사실 그 시간을 이용하기보다는 사용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정도로 의미 있게 보내지 못했다.
인간의 몸은 자연의 순리를 따라야 하는데 해가 진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낮처럼 활동하였기에 몸도 뇌도 지쳐 갔고 점점 효율성이 떨어지고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낸다는 생각이 들 무렵, 글쓰기 세계에 들어오면서 나만의 시간을 찾게 되었다. 오랫동안 올빼미형 인간으로 살아왔고 올빼미형 인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사실 나는 밤보다 새벽에 더 머리가 맑고 창의적인 생각을 잘하는 새벽형 인간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힘들었지만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처음에는 6시에 일어나다가 익숙해지게 되면서 5시, 4시에 일어나는 연습을 했으며 지금은 보통 새벽 4시 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화장실에 있는 거울 속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시작하는 하루는 오늘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어제보다 가치 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물론 내 의지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매일의 노력이 조금씩 나를 성장의 길로 인도할 것이라는 믿음은 변함없다.
요즘 결핍이라는 개념이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현재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원동력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내가 누리는 당연함은 원시인이 살던 시대에는 당연하지 않음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해가 진 밤,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도구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횃불이 전부였고, 이것도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그래서 원시인의 하루는 해가 뜨면 시작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오는 아주 단순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이렇게 자연의 순리에 따르며 살다 보니, 인간의 몸은 이런 자연의 순리를 기억하고 해가 지고 어둠의 시간이 찾아오면 잠을 통해 뇌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장기가 휴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동안 자연의 순리와 몸의 본능을 역행하며 살았고 몸이 탈이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더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 원시인처럼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오랜 시간 인간의 유전자 속에 저장된 인체 프로그램에 따라 해가 지면 잠을 자고 해가 뜨면 움직이는 삶을 살 것이다. 현대 문명의 편리함과 이로움을 뒤로한 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의 흐름과 인체 사이클을 역행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오랜 시간 역행자로 살았기에 하루아침에 순행자가 되기 어려울 것이기에 매일의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
원시인처럼 산다는 것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시간을 효율적이고 인간적으로 쓰는 삶이다. 더 이상 밤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새벽의 고독한 시간을 누리며 해가 떠 있을 때 활발히 움직이며 건강한 것을 먹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것이다. 태양과 대지의 기운을 느끼며 내 안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태운다면 긍정적인 생산물이 만들어질 것이다.
긍정적인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서 최소 8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을 가져야 한다. 수면 시간 동안 장기도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며 특히 인간의 뇌가 쉬면서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때이다. 글쓰기라는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나에게 뇌가 휴식하며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단순히 8시간의 수면 시간을 갖기보다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수면 습관을 가져서 최고의 휴식과 회복을 이끌어 내는 시간으로 만들고 내일은 새로운 뇌가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뇌를 살리고 나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https://brunch.co.kr/@ilikebook/668
https://brunch.co.kr/@ilikebook/669
#원시인의삶
#잠자기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