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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14. 2024

책 속에 길이 있기에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김지원

 처음 홋카이도를 여행했을 때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시까지 가는 JR안에서 쉽게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끝나고 다시 방문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이처럼 책의 나라라고 불린 일본, 요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부족한 잠을 자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며, 옛날처럼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홀로 집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서비스와 유튜브의 영상콘텐츠에 익숙해져서 독서를 멀리하는 사람도 증가했고, 스마트폰 보급의 증가와 바른 속도의 통신환경으로 책 이외 다양한 콘텐츠의 출현으로 책 보다 재미있는 것을 찾는 경우도 있다. 2024년 4월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다는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의 더 심각한 상황을 알려준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서점이든 도서관에서 쉽게 책을 구할 수 있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 혁명이 일어나기 전, 금보다 더 귀한 귀중품이자 사치품이었던 책은 어느새 일부 열성 독자들을 제외하고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천덕꾸러기가 되었지만 매일 수 천 권의 책이 출간되어 새로운 책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독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책은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없어서 책만이 가질 수 있는 의미를 실현하지 못하기에 독자의 선택은 너무나 중요한 사항이다.


 세상의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는 책은 인간이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지나간 과거를 기록으로 남겨 후대의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타임캡슐이자 인간만을 위한 지식과 지혜의 결정체이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는 그림으로 표현하고 기록을 남겼지만 문자의 사용으로 책을 통해 과거의 사실이 기록되어 후대로 전해지며 과거를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만약 책이 없었다면 역사적 사실과 조상님들이 밝혀낸 위대한 발견은 지금 여기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내가 원하는 것만 찾을 수 있으니 굳이 힘들고 어렵게 책을 읽을 필요가 없어진 지금, 책은 존재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오래된 나무를 베어 종이로 만들어 책을 만든다는 비판으로 전자책이 등장한 지금 책은 존폐의 위기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할지라도 책이 가지는 존재 자체의 의미와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사람들이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서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혹여 아무것도 찾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과 아무것도 착지 못 했을 때 나를 향한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책을 읽기도 전에 먼저 겁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지원 작가님은 <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책에서 부담 없이, 중심 없이, 대책 없이 읽는 3무 독서법을 권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을 의무감을 가지고 핵심을 찾아내야 하거나, 저자의 생각을 읽어야 하는 부담 가득한 행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냥 부담 없이 책에 적힌 활자를 읽고 스쳐 지나가도 좋다는 생각으로 일상의 행위가 되어야 한다. 책에서 핵심을 발견하지 못해도 아무 상관없다. 지구에서 살고 있는 그 어떤 동물도 할 수 없고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읽는 행위를 통해 그저 인간이란 존재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 고민에 고민을 더 하는 것이 독서이겠지만 내 방식대로 읽고 어떤 책을 고른 들 문제가 있겠는가?? 아무 문제가 없기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독서를 했으면 좋겠다. 내가 편한 방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책을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단어와 문장을 느낄 수 있다면 그저 간단한 행동으로 편안함을 맛보는 휴식의 시간이 된다면 독서의 역할은 핵심이 아닌 영감에 집중할 수 있다.



 지금도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모두가 작가가 되어 글을 쓰거나 책을 출간할 필요는 없다. 만약 세상 모든 사람이 작가라면 독자가 사라진 세상에서 아무도 책을 읽지 못할 것이기에 나는 오늘을 사는 독자의 입장에서 내 눈에 들어온 책을 좋은 서평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아닌 그저 책을 좋아하기에 읽는다는 심정으로 부담 없이 일상의 반복된 행위를 할 뿐이다.


 모든 존재에는 본질이 있지만 그 본질만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본질이 아닌 것이 존재하기에 본질이 존재할 수 있기에 본질에 집중할 때와 본질 아닌 것에 집중할 때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항상 본질에만 집중할 수 없기에 본질 아닌 것을 바라보며 딴짓을 하거나 멍하게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핵심만을 추구한다면 핵심이 아닌 것의 존재 의미 또한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무리 하찮게 여겨지는 미물이라 할지라도 존재의 의미가 있으며 태어난 목적이 있다. 다만 그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알아주지 않을 뿐, 원대한 삶의 의지를 가진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 원대한 삶의 의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으며, 자신을 믿는 사람에게만 그 비밀스러운 모습을 공개할 것이다.



 본질은 본질 아닌 것이 있기에 더 각광받고 주목받을 수 있다. 항상 핵심만 추구하다 오히려 본질을 놓칠 수도 있기에 전체를 바라바는 시야, 모든 일의 인과관계를 알고 연결의 흐름을 아는 안목이 진정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읽어야 제맛이며 소장용이 아닌 성장용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책을 읽어야 책과 나는 연결되고 진정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기에 인간은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더 많은 책을 ‘부담 없이’ 뒤적이고 거기서 지금의 고민에 대해 생각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책이 전해주는 해결책을 찾아 그 고민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말은 괜히 생긴 말이 아니라 지금까지 책을 읽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이자 진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책 속에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기에 나는 책을 읽어야만 한다.


https://brunch.co.kr/@ilikebook/673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김지원 / 유유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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