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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12. 2024

지구라는 생명체는 접촉을 원한다

어싱, 클린턴 오버, 마틴 주커, 스티븐 시나트라

 요즘 우리 동네는 황토 맨발 걷기 길이 생겨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저녁 시간에 가면 맨발 걷기를 하시는 분이 너무 많아 자유롭게 다니기도 불편할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맨발 걷기 성지로도 유명한 김해 분성산에는 아침저녁으로 황토 맨발 걷기를 하며 치유의 시간을 가지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 중에는 위중한 병마와 싸우며 황토 맨발 걷기를 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생명에 대한 간절함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맨발 걷기, 지구와의 접지를 하는 어싱(Earthing)으로도 불리는데 나는 어싱을 작년 제주도 레이지 마마에서 참여했던 ‘갓생캠프’를 통해 알게 되었다. 당시 프로그램의 진행을 하신 한 선생님에 의해 어싱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함덕 해수욕장 인근 야산과 바닷가를 맨발로 거닐며 지구와의 접촉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 몇 시간만 해보았지만 맨발 걷기는 발바닥으로 몸 안의 독소를 배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건강 운동임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했지만 당시에는 맨발 걷기를 운동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교만과 무지 때문에 진작 맨발 걷기를 하지 않았던 과거를 후회한다. 최근 황톳길도 생기고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틈나는 대로 황토 맨발 걷기를 하며 건강을 위한 몸부림을 친다. ‘종일반’으로 불리는 분들처럼 위중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지는 않지만, 더 이상 늦기 전에 건강한 때로 몸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맨발 걷기만 한 운동을 없을 것이다.



 지구의 표면에는 수많은 자유 전자가 존재한다. 인간의 몸에도 전자가 있고, 나트륨 칼륨 펌프와 같이 전기적 기울기에 의해 세포막의 안팎으로 물질을 이동시키는 등, 전자와 전기적 신호가 몸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ATP(아데노신 3인산)은 인체의 생체 에너지로 모든 생명체가 생체활동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자 에너지 대사의 기본 단위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물론 식물과 미생물, 바이러스까지도 ATP를 사용한다.


 ATP가 이루는 분자 구조의 핵심은 전기적 결합으로 이루어진 연결이다. 특히 인산기는 음전하(마이너스 전하)를 띠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ATP는 음전하로 가득한 인산기를 3개나 억지로 결합한 형국이다. 그래서 이런 결합을 위해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이 에너지는 인산 결합 속에 저장되어 있다. 결합을 끊기 위해서는 그 결합을 유지하는 에너지와 동일한 크기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ATP가 ADP(아데노신 2인산)으로 분해되면서 인산기를 결합했던 높은 에너지가 나온다.


 ATP는 에너지 대사의 핵심이자 생체 에너지로 생명 활동을 위한  ‘ADP + 인산 + 에너지 -> ATP’의 반응이 인간의 몸속에 존재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발열, 생장, 근육 에너지 등 생명 활동에 필요한 모든 곳에서 사용되며 생체 내에 ATP가 없거나 분해할 수 없다면 인간도 생명활동을 할 수 없으며 유지조차 불가능하다. ATP의 분자적 구조를 이루는 음전하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인간은 자유전자가 필요하다.



 또한 인간의 몸속에 존재하는 자유라디칼은 양전하를 띠는 분자로 안정된 구조를 이루기 위해 자유전자를 찾아 이동한다. 병원균이나 손상된 세포에서 나온 전자를 빼앗으며 몸속에 침입한 세균과 손상된 세포를 제거한다. 일종의 면역반응으로 다량의 자유라디칼은 몸속의 자유전자 또는 항산화 물질과 결합한 후 중화된다. 예를 들어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백혈구의 작용으로 인해 빨갛게 붓고 열이 아는 것도 이런 염증반응이자 면역반응의 일환이다.


 즉 만성 염증인 상태는 전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자유라디칼이 활동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전자가 공급돼야 하는데, 이런 부족함을 맨발 걷기를 통해 지구 표면의 자유전자를 몸속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흔히 맨발 걷기를 만병통치약이라도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간은 지주와 접촉점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지구와 접촉하면서 자유전자를 흡수하여 자유라디칼이 활동하도록 만들고, ATP 대사의 효율성을 유지해야 한다.


 내가 고민하는 원시인의 삶이 늘 지구와 접촉하며 걷거나 뛰고, 자연의 생명이 담긴 음식을 먹으며, 해가 지고 다시 뜰 때까지 수면을 취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을 사는 현대인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삶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에서 살아야만 하기에 지구와 늘 접촉하며 지구의 에너지를 받아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싱 / 글린턴 오버, 마틴 주커, 스티븐 시나트라 / 2019 / 히어나우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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