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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11. 2024

가장 자유롭게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방법

해시태그 아이슬란드 자동차 여행, 조대현

 내가 사랑하는 여행지,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를 갈 때는 항상 자동차 여행을 한다. 일본어를 잘하지 못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불편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동차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에 중독되어 처음 한국과 달리 오른쪽 운전이 낯설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해서 지금은 너무나 편하게 운전한다. 이런 경험이 뉴질랜드 여행에서도 십분 발휘하여 3,000 km가 넘는 장거리 운전이 가능할 수 있었다.


 특히 홋카이도 겨울 여행에서 경험했던 눈길 운전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순간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상기시킨다. 다행히도 사고를 낸 적은 없지만 겨울철 도로의 색이랑 너무 비슷해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블랙 아이스’의 위험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아무리 스노타이어와 체인을 한다 하더라도 자연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안전한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자동차 관련 사고는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방어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내가 평상시 늘 다니는 길이라 할지라도 발생 가능성이 있다. 하물며 처음 방문한 곳이라면, 처음 운전하는 길이라면 그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그래서 해외여행 시 자동차를 이용할 때는 그 나라의 교통법규와 교통 관련 내용을 사전에 숙지하고 가야만 한다.


 나도 처음 홋카이도 여행할 때 빨간 불에서 좌회전을 할 때 일본에서 잘 들을 수 없었던 클랙슨 소리를 들었는데,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교차로에서 빨간 불이면 무조건 정지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나는 엄청 당황했었고, 나의 좌회전으로 깜짝 놀랐을 일본 운전자도 나보다 더 많이 놀라고 당황했을 것이다.


 아이슬란드는 섬이지만 일본처럼 열도 형태가 아니라서 섬 전체를 순환하는 도로가 마치 반지 모양처럼 생겨 '링로드(Ring road)'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제주도 일주 도로처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주도와는 거리 면에서 비교할 수 없으며 한국과 같은 도로 상태인 곳이 많이 않아 오프로드 급 운전 실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이유는 화산 활동의 흔적과 빙하의 융해 작용으로 인해 작은 암석과 돌이 도로 곳곳이 있어서 자갈길 보험(GP/Gravel protection)이란 보험도 가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는 자동차 하부에 해당되며 혹여 자갈이 튀어 자동차 앞 유리가 파손된다면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홋카이도 가족여행에서 경험한 것처럼 날씨와 야간 운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다행히 홋카이도는 여러 번의 운전 경험이 있어서 사고 없이 도착했지만 강풍과 장대비, 어둠까지 내린 비포장도로 운전은 그야말로 온갖 신경을 집중해도 부족할 것이다. 당시 운전했던 지역 비에이는 홋카이도 동북부 지역으로 해가 빨리 지는 곳이기도 했다.


 만약 아이슬란드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다면 ‘관광지 한 곳만 더 보자는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어느 계절에 가느냐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겨울철 제설 작업이 되지 않은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은 상상만 해도 잔뜩 긴장하게 만든다. 북해의 강한 돌풍도 자동차 여행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현지인이 아닌 이상 현지 상황을 모두 고려하여 운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략적인 날씨 정도, 지역적 특생, 날씨 앱을 통한 매일의 기상 상태 등을 고려하여 운전한다면 무리 없이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는 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무리하여 일정을 강행할 필요는 없다. 소나기가 내리면 잠시 피해야 하는 것처럼 그날의 날씨에 맞춰 일정을 소화하면 좋을 것이다.



 가족들과 스위스 자동차 여행을 갔을 때, 다시는 스위스에 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를 돌고 돈 3,000km가 넘게 이동한 적이 있다. 운 좋게 날씨가 좋았기에 망정이지 돌풍이 불고 비 오는 날 험준한 알프스 도로를 달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날씨를 점검하며 매일 새롭게 일정을 수정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게 점검하며 안전한 이동이 될 수 있게 준비하였기에 알프스산맥을 넘었던 좋은 기억처럼 아이슬란드 도로에서는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 너무 기대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슬란드의 링로드를 달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날 듯이 기쁘다.



해시태그 아이슬란드 자동차 여행 / 조대현 / 해시태그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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