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믿음
어제, 그제 2일 동안 3km 달리기를 하였다. 근 3년 만의 달리기라 그런지 다리 근육이 뭉쳤고 쉽게 풀어지지 않는다. 특히 계단을 내려갈 때 너무 뻐근 꺼려, 절로 인상을 쓰게 된다. 새벽에 내린 장맛비 때문에 맨발 걷기를 가지 못했는데 마음속으로는 저녁에도 장맛비가 내려 달리기를 하루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아직도 핑곗거리를 찾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리가 너무 아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금요일은 한 주의 업무를 마감하는 일로 정신이 없다. 오늘까지 마감인 업무를 정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 퇴근 시간이 되어 집으로 오는 길, 하늘을 보니 오늘 뛰지 않을 이유가 없음을 느꼈다. 너무나 화창한 하늘을 보니 무조건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었다. 허벅지 근육이 아직 뭉쳐 있지만 오늘의 달리기를 해야만 한다. 아니 기쁜 마음으로 할 것이다.
집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이런 통증쯤은 더 이상 핑곗거리가 될 수 없었다. 일단 오늘 뛰어야 ‘달리기 작심삼일’의 글쓰기도 완성되고, 이번 주 목표를 이룰 수 있기에 군말 없이 뛰기로 했다. 예전에는 매일 달리는 분들을 보면 별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매일의 달리기를 하는 분은 정말 위대하다.
오늘의 코스는 어제 뛰었던 그 코스이다. 살짝 오르막길이 있기는 하지만 반환점을 돌아오면 딱 3km가 되기에 나 같은 달리기 초보자에게는 최상의 코스이며 거리를 점차 늘려갈 계획도 있어서 반환점의 거리를 조금씩 멀리할 생각이다. 일단 오늘의 달리기를 마치고 생각할 문제이기에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일단 달렸다.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아 습하지 않았지만 대신 아직 뜨거운 바람이 불러옴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달리기 목표는 어제보다 시간도 단축하고 구간별 페이스도 빠르게 하고 싶기에 호흡을 조절하며 달렸고 다행히도 어제보다는 호흡 조절이 잘 되어, 허벅지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을 제외하고 달리기 좋았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도 했고 모처럼 화창한 날씨 속에 달리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였다. 아직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조금 달리니 숨이 가빠 오기 시작했고 허벅지의 통증이 느껴졌다. 달리는 것을 멈추고 걸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일단 어제처럼 반환점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야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아무리 숨이 가빠와도 반환점까지 달려야만 한다는 생각만 했지만 사실 너무 힘들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사실 아무 생각 하지 않고 그냥 달려야만 했다.
무사히 반환점을 돌아 출발점으로 향하려고 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통증을 느껴 걸었다. 조금 걷다 보니 이렇게 가다간 어제보다 더 늦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숨이 가빠 오면 잠시 걷다가 다시 달리며 오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와치에 알람이 오기는 했지만 사실 알람을 확인할 정신이 없어서 얼마나 달렸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어제 달렸던 경험으로 대략 어디쯤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저 멀리 출발점이 눈에 보이는 지점에 도달했을 때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내어 달렸다. 터질듯한 숨을 고르고 달린 기록을 보니 힘들었지만 이래서 달리기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눈앞에 있었다. 어제보다 약 2분여를 단축한 기록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구간 별 평균 페이스도 40초 정도 빠른 기록이었다.
평상시 달리는 것을 싫어하고, 3년 만에 달리기를 하는 나에게 ‘매일의 달리기’라는 목표는 거창하고 쉽게 이룰 수 없다. 하지만 딱 3일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달리기를 했고, 처음 매일의 달리기를 생각했을 때보다 조금 더 가까이 매일의 달리기 쪽으로 다가왔다고 느낀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8월 15일 독립유공자 후손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위한 815런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 체중이 감량되는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내 몸속에 오랫동안 쌓였던 불순물들이 빠져나가면서 나는 점점 건강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고작 3일만 뛰었지만 달리기의 장점을 온몸으로 느꼈다. 이제 더 달릴지 달리지 말지는 고민하지 않고 내일도 무조건 달릴 것이다. 다른 핑계를 대지 않기 위해 나이키 런의 챌린지를 신청했고, 하루의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서 815런에서 꼭 10km를 달릴 수 있도록 매일의 달리기로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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