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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20. 2024

글에 향기를 더하다, 그림책으로 풀어보는 삶의 이야기

다정하게 토닥토닥, 김글향

요즘 책을 즐겨 보며 책 속에서 글쓰기의 글감을 얻어 나만의 글쓰기를 누린다. 내가 전업 작가도 아니고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글이 뛰어나거나, 감동을 줄만한 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일의 글쓰기를 통해 노력하면 언젠간 나도 좋은 글을 쓰고 감동을 전하는 문장으로 독자를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은 <다정하게 토닥토닥>이란 책에서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하루 5분이라도 꾸준히 내 삶을 글로 옮기다 보면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다”라는 문장을 본 순간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글쓰기가 삶쓰기가 되는 순간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발견하는 축복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 문장은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외모부터 말투, 행동까지 다정함과는 거리가 먼 나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무인도에 홀로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 같은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살았기에 더 그런 면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것이 더 편할 때가 많다. 하지만 나만의 생각과 감정이 내 안에만 갇혀 있게 된다면, “물은 흘러야 하며, 갇히게 되면 썩어 버린다”라는 말처럼 내 생각과 감정도 악취가 날 정도로 썩을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에 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순간은 결코 나 혼자만의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안에 숨 쉬는, 내가 알지 못하는 존재이자 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를 보아 왔고 지금도 나를 잘 아는 존재와 대화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쓰는 글이 맞는지 틀리는지 중요하지 않고, 온전히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함을 느낀다.


 이런 나의 글은 내 삶의 이야기이자, 나를 표현하는 도구이다. 오늘 내가 겪은 일, 그 일을 통해 내가 느낌 감정, 생각 등은 나의 글쓰기의 좋은 글감이 된다. 요즘 달리기를 시작하며 느낀 감정과 무수히 떠오른 생각, 다리에 느껴지는 통증, 달리기의 결과를 보았던 심정 등 수많은 요소들이 하나의 글로 표현되는 순간은 너무나 큰 만족감을 느낀다. 특히 달리기를 하여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글을 써서 발행되는 신선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이다.


 평범한 40대 남성의 달리기가 모두에게 특별할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는 3년 만에 다시 시작한 달리기이자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몸부림이자 발악이다. 천성적으로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가 무엇 때문에 달려야 하는지 그 속 사정을 들어보면 몇 명은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을 살지만, 그 인생의 순간 중 나와 공통적인 소재로 동일한 감정을 느낀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가 전달된다면 혹여 위로와 위안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먼저 겪은 일상에서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하여 전달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기록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며 방법이다. 감정의 주체로서의 나, 그 감정이 나에게 어떤 생각을 하게 했고,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었는지는 세상에 알려주는 우체통이다. 누가 그 편지를 받을지 모르지만 전달되어 개봉하는 순간 그 안에 담겨 있는 글이 향기가 되어 퍼질 것이다.


  내가 사는 인생은 유한하며 단 한 번만 살 수 있는 일회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 자체로 특별함이 있다. 지금의 내가 만난 인생의 수많은 이야기를 무엇으로 전하기 어렵다면, 그림책을 통해서 그 평범한 이야기를 특별함으로 풀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은 ‘아빠 어릴 적에’라는 말보다는 그림책 속의 장면으로 ‘아빠도 이런 적 있어’라는 말이 아이에게 더 깊은 동일한 감정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마주 보는 것보다 옆에 나란히 앉아, 한 대상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소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듯이 같이 그림책을 보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교류하면 삶의 이야기를 새롭게 나눌 수 있다. 인생은 이야기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대서사시이기에, 순간의 감정과 생각이 담긴 그림책의 장면은 마치 나의 이야기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며 삶에 지친 나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며 나란 존재를 다정하게 토닥토닥 어루만져 준다.



다정하게 토닥토닥 / 김글향 / 빈빈책방 / 2024



#글향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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