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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20. 2024

철학이 전하는 위로의 문장

살아가라 그뿐이다, 대니얼 클라인

대학생 때 철학 몇 과목을 필수교양수업으로 들었지만 철학은 말 자체만으로도 어렵고 무겁게 느껴진다.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들었던 수많은 동서양 철학자들의 말은 다 맞는 말이지만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워 그냥 외울 수밖에 없었다. 무위자연을 주장한 노자의 철학과 합리론과 경험론을 비판하고 종합한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은 나에게 금서와도 같았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 힘든 철학의 말들은 그냥 시험을 위한 순간만 기억하고 순식간에 머릿속 사라졌던 이유는 당시는 왜 철학이 필요한지 그 이유를 몰랐고, 철학의 중요성을 몰랐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전공이기도 한 BT(Bio Technology)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도 생명 윤리와 철학의 부제가 한 부분이어서 철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 어떤 시대도 생명이 돈벌이로 사용되는 경우는 지대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야 법으로 금지되어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되지만, 60~70년대만 하더라도 매혈(피를 파는 행위)이 암암리에 성행하였다. 피는 금방 만들어지고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많은 양의 피를 뽑아도 된다고 여긴 무지는 한 번에 너무 많이 피를 뽑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도 있었다.



 평탄한 삶을 살기 원하는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지만 인생은 결코 평탄할 수 없다. 행복한 일도 불행한 일도 슬퍼할 일도 기뻐할 일도 생길 수 있는 것이 인생이며 인생은 굴곡진 일련의 사건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절대 직선으로 나가는 인생은 존재할 수 없고, 실제 인생이 직선처럼 나아가는 일도 없다. 심리적 테스트 중 ‘인생그래프(인생 곡선)’의 경우처럼 인생은 다양한 형태의 파동의 모습을 한 채 앞으로 나아간다.


 인생 속에는 다양한 사건과 수많은 이야기가 산재한다.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로 성공의 순간과 실패와 좌절의 순간도 있지만, 어려움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무엇인가 방법을 찾아 해결하려는 사람에게 철학의 존재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장사 철학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장사가 되지 않을 때 폐업을 고민하는 시간의 낭비보다는 어떻게 고객에서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장사도 이러할진대 인생에 철학이 없다면 고통과 어려움으로 흔들리는 순간, 무엇으로 나를 지탱할 수 있을까? 철학자들이 전하는 말들은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인생에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말은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지만, 다른 말은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반감이 들거나 이해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하고  수용하는 것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아무리 후회하며 발버둥 쳐봐도 뒤돌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듯이 인생은 오직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나에게 철학의 존재와 필요는 든든한 베이스캠프와도 같다. 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폭우와 폭풍이 불 때 피할 수 있는 은신처이자 피난처인 철학으로 어려움의 순간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철학자들이 전하는 39개의 문장은 인생이라는 시간을 여행하는 나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제 인생의 중간 정도의 길에 당도한 나에게 뒤를 돌아볼 회상과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고통받을 때도 있지만, 인생은 어쨌든 살아가야만 한다. 살아가는 존재에게 희망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희망이 존재하는 한 인생은 살아볼 만하며, 그 희망 속에는 철학이 전하는 인생의 메시지가 있다.



살아가라 그뿐이다 / 대니얼 클라인 / 더퀘스트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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