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Jul 26. 2024

멋지게 나이 드는 법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 김원곤

 아이가 동화책에 관심을 가질 무렵 다른 동화책보다는 한국 전래동화를 특별히 좋아해서 많이 읽어 주었다. 전래동화 중에서도 ‘젊어지는 샘물’을 가장 좋아했는데, 무엇 때문에 이 동화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 깜짝 놀랐었다. 아이는 내가 자신보다 먼저 죽을까 봐 젊어지는 샘물을 찾아서 아빠한테 꼭 마시게 하기 위해 이 동화를 계속 읽는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의 말처럼 젊어지는 샘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설마 있다 하더라도 벌써 말라붙어도 한참 전에 말라붙었을 것이다. 내가 한 방울이라도 마시기 전에 그 한 방울이라도 마시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벌일 것이며 치고받는 육탄전 끝에 그 누구도 최후의 한 방울을 마시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래동화 속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늙고 싶지 않겠다는 욕망은 비단 요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천 년부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생을 꿈꿨으며 특히 최고의 권력자들은 영원히 죽지 않고 왕좌를 누리며 살기를 원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인간은  죽는다. 어쩌면 죽는다는 사실이 당연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지만 깜짝 놀랄 일이 참 많다. 언제 이렇게 컸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마다 아이의 성장 속도를 정말 빠르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빠른 성장처럼 인간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아이도 노화를 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을 테지만 성장이 끝나는 순간부터 본적적인 노화는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노화의 순리를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은 결국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문제를 만날 수밖에 없다. 영원히 살 수 없기에 한정된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추구하며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졌거나, 막대한 자산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될 수도 있지만 인생의 시간 동안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한 것에 따라 그 사람을 기억하고 평가한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는 문장에 답을 구하기 위해 많은 경험을 했고,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무엇인가를 이루지는 못했다. 김원곤 교수님처럼 의사도 아니고 서울대학교 교수도 아니지만 나만의 방법과 방향, 그리고 속도를 내가 정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며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나도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아직 좋은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매일의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언젠가 만나게 될 좋은 글을 상상하며 양의 글쓰기에 집중할 뿐이다. 죽음의 시간을 기다리기보다는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죽는 순간까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의사이자 교수였던 김원곤 교수님도 자신이 이룬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은퇴 후 새로운 영역을 찾아 도전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언어를 배우기 위해 현지 어학원에 다니며 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함께 언어를 배우고 자신의 목표대로 어학당 최고 레벨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것도 한 개도 아닌 네 가지의 언어를 어학연수까지 하며 배운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절대 공부를 잘해서, 돈이 많다거나 시간이 많아서가 아닌 정말 그 언어를 배우고 싶고 현지인처럼 유창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행동이 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죽는 순간까지 평생 배워야 한다는 평생교육의 목표와 같이 나도 김원곤 교수님처럼 다시 새로운 언어에 도전할 것이다. 단순 결심이 아닌 지속적인 행동이 되도록 매일의 나를 다독이며 평생 공부하는 삶을 살 것이다.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 / 김원곤 / 청림출판 / 2023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매거진의 이전글 건강한 삶을 위한 습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