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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27. 2024

No 노익장, Yes  파워 시니어

언제나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 김원곤

 김원곤 교수님의 전작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사회적으로나 학업적인 면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위치에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굳이 낮은 자리로 내려와 험한 길을 걸으셨는지 궁금했다. 4개국에를 배우기 위해 4년 동안 어학연수를 간다는 것부터 이해하기 어려웠고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알고 싶었다.


 특히 일본어의 경우는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를 자주 가지만 간단한 일본어 외에는 할 줄 몰라 나의 어설픈 영어만으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적이 있어서 일본어를 배워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지만, 귀국한 후에는 그런 필요성이 피부에 와닿지 않아 일본어 공부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지금의 상태까지 왔다.


 대학생 때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했고 초급 수준 정도의 회화도 가능했지만, 사용할 일이 점점 없으니 그마저 알고 있던 일본어도 이제는 먼 곳의 이야기가 되었다. 어설픈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본에서 무시당하지 않는 비법이란 이야기를 들어 더 일본어로 대화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이 들어 실수하는 것은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실패와 실수를 더욱 두려움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실수하지 않는다면 실수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없고 실패하지 않는다면 성공에 이르는 길을 알 수 없기에,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실패의 좌절과 고통, 비참함을 느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실패가 고통스럽고 씁쓸하며 비참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들기 위해 암묵적으로 의미를 설정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나이 드는 것은 그 어떤 것으로 막을 수 없고, 되돌리지 못한다. 자연의 순리이며 당연한 것으로 모두가 나이 들음 슬퍼하지만,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영원히 살 수 없다면 의미 있게 사는 법을 아는 사람만이,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를 알 것이다. 김원곤 교수님처럼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나이기에, 반드시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멋지게 나이 드는 사람은 주변의 눈치와 평가에 개의치 않고 오직 자신의 기준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한 뼘 더 성장한 내일을 꿈꾸며 오늘의 치열함은 내일의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감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실패와 좌절을 내일의 성공과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절대 오늘의 실패와 좌절에 주눅 들지 않고, 주변의 시선과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묵묵히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길을 간다. 나이 들어 편하게 쉬면 되지 뭘 저리 유난 떠냐는 말에도 그 어떤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속도에 맞춰 내공의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나이 들어 쉴 수 있다면 언제까지 쉴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는 진정한 쉼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 죽을지 몰라 불안해하거나 자신의 불안한 노후를 한탄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이 진정한 쉼일까라는 질문에 나 스스로 답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것은 쉼이 아니라 낙담이며 체념이고, 포기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삶, 나이를 한낱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삶은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표현이라는 농담이 내 인생에서 너무나 쉽게 포기하고 내려놓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한다. 진정 하고자 한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려는 마음가짐과 정신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이 믿음으로 진정 원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언제나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 / 김원곤 / 청림출판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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